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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스틸록킹

Beyonce, 체조, 2007/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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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비욘세를 좋아하지 않는다. 드림걸스에서 다이애나 로스를 분노케한 역할은 보랏에서 파멜라 앤더슨과 마찬가지로 그녀에 대해 선입견을 심어주기에도 충분했다. 더욱이 사진 촬영에 대한 각종 협박-과연 찍었을까? 하지만, 이게 왠떡. 측면돌파 후 무대에 접근하는 방식을 즐겨하는 walrus가 좋아하는 위치가 단돈 4만4천원에 올라왔다. 사실, 50센티미터 옆인 13만원짜리 보다 결코 뒤떨어지지 않았음에도. 지금 가장 따끈따끈한 팝아이콘의 무대를 이 정도 가격이라면 충분히 볼만하다 싶었다. 결과적으로 대박 성공.
 
야했다. 확실히 야했다. 5회 가량의 의상교체는 항상 이번엔 어디까지 보여줄까 그리고 좀 더 있을꺼야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잘 봐놓고 딴소리하는 꼰대 曰老樹씨가 딴지를 걸기 힘든 부분이 뭐냐면 여성의 성적인 매력을 아주 강조하지만 그 성적인 매력 속에 강하고 건강함이 있기 때문이었다. 사실, 흑인음악에서 '성'이라는 부분은 정말 핵심적이며 거장의 반열에 오른 아티스트에도 예외가 없다. 오히려 흑인 남성 래퍼들이 보여주는 허풍스러운 폭력성이 보여지지 않았다는 점은 더한 매력일 수 있었다. 텍사스 출신의 흑인 위주의-백인도 있었다-여성으로만 구성된 대형 밴드는 소울과 펑크의 전통을 연상시키기에 충분한 박진감 넘치고 파워풀했다. 레니 크레비츠를 연상시키는 깁슨맨 아니 깁슨 우먼 기타리스트, 마커스밀러를 연상시키는 솔로를 들려주는 베이스, 제임스 브라운의 밴드같은 브라스, 그리고 무엇보다도 강력한 비트를 뽑아내는 2드럼과 1퍼커션. 딕시칙스와 부시를 낳은 텍사스 출신의 여성만으로도 이런 밴드가 나오는 것은 미국음악의 저력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한국으로 한정짓는다면 찾아보기 힘든 그런 비주얼의 쑈가 공연의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스크린에 비주얼을 사정 없이 뿌리는 대신 간단한 도구를 사용해서 몸이 가지는 매력과 액센트를 제대로 뽑아냈다. 사실, 무대 자체의 비주얼은 그렇게 많은 돈이 들어간 것 같지는 않았다. 하지만, 철저하게 계산되고 배치된 그리고 감각을 타는 창의적인 동작들은 최고라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매력적이었다. 여전히, 난 비욘세의 가창력을 높이 평가하진 않지만 그래도 다양한 스펙트럼의 곡을 건강한 목소리로 자신감을 보이기에는 충분했으며 엔터테이너로 자질은 무대를 장악하기에는 충분했다. 그녀는 여신이었다. 그녀의 피부는 검기보다는 황금빛에 가까웠다. 몸에서 광채가 나는 것 같은. 마이클 잭슨이 이 노하우를 알았다면 지금쯤 화장품 안뒤집어쓰고도 살 수 있을텐데. 끊임없이 터저냐오는 꺄~악 소리는 아이돌로서의 그녀의 위치를 보여준다고도 볼 수 있으나 사실, walrus가 존경해 마지 않는 60년대 흑인여성 보컬리스트들 역시 당시에는 아이돌적인 요소가 있었다. 과연 지금 최고의 팝아이콘이 어떻게 기억될지는 향후 그녀의 행보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드림걸스의 마지막 부분처럼.
 
Setlist
Queen Bee Fanfare intro
Crazy in Love/Crazy
Freakum Dress
Green Light
Baby Boy/Murder He Wrote
Beautiful Liar
Naughty Girl
Me, Myself and I
Dangerously in Love 2/He Loves Me
Flaws And All
Destiny's Child Medley: Independent Women Part I/Bootylicious/No No No Part 2/Bug a Boo/Bills, Bills, Bills/Cater 2 U/Say My Name/Jumpin' Jumpin'/Soldier/Survivor
Speechless
Ring the Alarm
Suga Mama
Upgrade U
03 Bonnie & Clyde
Check on It
Deja Vu
Get Me Bodied
Dreamgirls
Listen
Irreplaceab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