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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기타등등

자라섬 국제재즈페스티벌 2일차-Larry Coryell&Bob James&Harvey Mason&서영도, Stanley Clarke&George Duke

래리코옐, 밥제임스, 하비 메이슨, 서영도

래리 코옐과 존 피짜렐리 사이에서 취소를 반복하던 라인업이었지만 오히려 전화위복이 되었다. 일본을 보며 늘 부러워했던 자국 뮤지션과 거장간의 일회성 호흡이 있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재즈와 음악의 일시성과 즉흥성이 중요한 것을 감안한다면 이를 볼 수 있는 것은 좋은 기회.

4play - 2 + 2, 래리 칼튼과 네이던 이스트를 대신 같은 Larry인 Larry Coryell과 서영도라는 것을 비교하는 것은 흥미로웠다. 래리 코옐은 뚱뚱해진-볼록보다는 통에 가까운-할아버지였다. 하지만, 자라섬은 네임 밸류로 아티스트를 뽑지 않기에 그의 기량이 여전히 녹녹치 않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래리 칼튼의 기본적으로 블루스의 에너지를 기반으로 한다면 래리 코옐은 게리버튼과 존 맥러플린과의 인연이 음악적으로 녹아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밥제임스와 하비 메이슨은 공연장을 찾은 이를 기쁘고 흥겹게 하는 방법을 누구보다 잘 아는 뮤지션이다. 같은 멜로디도 너무나 행복하고 같은 비트도 너무나 흥겹게 만든다. 절대 오바하지 않으면서 관중을 오바하게 하는 것은 단연 뮤지션의 역량. 이에 한국 최고의 베이시스트 서영도까지 같이 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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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리클락,조지듀크

키보드 사운드가 안나오면서 공연은 많이 지체되었으나 정작 공연이 시작되자 올스탠드업한 상태로 뜨거운 무대가 이어졌다. 이기적인 초절기교의 향연. 51년생 스탠리 클락은 스포티하고 귀여웠고 46년생 조지 듀크 역시 뚱뚱하고 느끼했지만 그래도 귀여웠다. 즐거운 음악을 한다는 것은 귀여움을 유지하는 비결. 참고로 Walrus도 귀엽습니다-그렇게 우기고 있습니다. 스탠리 클락은 마커스 밀러처럼 말이 안나오는 기교를 끊임없이 선보였다. 더욱이 어쿠스틱 베이스를 다르는 기교도 엄청났다. 펭귄 재즈 가이드에는 스탠리 클락이 없을 정도로 재즈의 카테고리에서 벗어나있고 기교에 의한 볼꺼리에 치중한다는 비판은 늘 있을 수 있지만 그 기교 마저도 칙코리아, 슬라이앤패밀리스톤, 제즈벡, 등등등. 숱한 거장들의 숨결이 베이스 주자 스탠리 클락에게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리듬악기를 멜로디악기처럼 쓰면서 멜로디가 강한 탄력을 타고 나오는 순간의 쾌감은 비교할 바 없었다. 반면, 조지듀크는 전형적인 퓨전의 삐걱거리는 키보드 사운드와 흥겨운 보컬을 들려주었다. 키보디스트가 한명 더 있었고 드러머가 있었는데 양 거성 사이에서 드러머가 축을 잡지 못하지 않을까 우려도 있었지만 힘과 속도 창의성이 함께하는 엄청난 속주 솔로로 입을 다물게 -또는 입이 벌어지게- 해버렸다. 그런 쇼의 폭풍우 사이에는 조자비눌, 제임스 브라운 등 이 세상을 떠난 아티스트에 대한 추모의 시간이 있었다. 스탠리 클락 역시 악기의 개념을 바꾼 아티스트이기 때문에, 존경받을만한 이는 또한 존경하는 것에도 익숙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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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에 치중했다는 비판은 있겠지만 페스티벌은 다수가 같이 즐거워할 수 있는 '쇼'이기도 하다. 반면, 새로운 음악 그리고 한국 음악에 대한 애정은 다른 스테이지를 통해 얼마든지 맛볼 수 있는 것이 자라섬 만의 매력이다. 경품을 제공하는 2.8G '쇼'의 광고 영상은 계속 이어졌지만. 그런데, 노홍철은 왜 안온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