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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는 오손웰스, 페데리코펠리니, 에밀 쿠스트리차가 육식형 감독의 계보를 이어간다고 했다. 이 영화는 육식형으로의 정점이 아닐까?매 장면 표현하고자하는 것에 대한 욕망이 끓어넘침을 확인하고 있다. 무성영화의 전통, 역사적 기록과의 믹스, 루이스 부뉘엘의 환상, 슬랩스틱과 상황에 따른 비극 속 코미디, 끝없이 쿵쾅쿵쾅 떠들석한 고란 브레고비치의 집시 음악 그리고 집시적 세계관, 소외 효과, 훔쳐보기와 영화 속 영화를 통한 작가의 자의식, 줄앤짐 등을 연상시키는 삼각 관계, War-Cold War-War로 이어지면서 연결고리를 이어가는 서사...미술과 음악이 마술로 변하며 이 모든 방법론은 발칸의 역사 속을 살아가는 인간 군상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비록, 친 세르비아적이라는 비난에 휩싸이기는 했지만. 정교한 상징은 발칸 뿐만 아니라 지금 시점에서도 유효함을 확인할 수 있다. 테러의 공포-Fxxking fascist bastard는 지금의 테러리스트로 바꿔도 별반 차이가 없다-와 미디어를 통한 통제, 전쟁의 진실과 다른 세상과의 단절, 그러면서 착취를 즐기고 자신의 운명을 위협하는 무기를 생산하는 이들. 에밀 쿠스트리차는 다른 세상에 구멍을 낼 '원숭이'가 되고 싶지 않았을까? 비록, 다른 세상과의 통로가 연결되어도 사람들은 나갈 생각이 없지만.
언더그라운드(Underground, 유고슬라비아/프랑스/독일/헝가리, 1995, 192min)
감독: 에밀 쿠스트리차
출연: 미키 마뇰로빛, 라자르 리스토브스키, 미란다 조코빅, 슬라브코 스티막, 미르자나 카라노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