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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해적창고

21. Rock Werchter 3일차-The Good The Bad & The Queen,LCD Soundsystem,Chemical Brothers

The Good, The Bad & The Queen

피터 가브리엘이 끝난 후 나 방광 상태는 그렇게 최악은 아니었고 메인스테이지의 맨앞을 더 즐기고 싶은 맘도 적지 않았으나 애초의 작전대로 피라미드로 이동했다. 마침 이 시대 최고의 센스남 데이먼 알반의 프로젝트 The Good, The Bad & The Queen이 공연을 시작했다. 놀라운 퍼포먼스였다. 그는 일단 무드, 분위기를 어떻게 끌고가야 보는 이 듣는 이가 귀를 기울일지를 지대로 아는 이였다. 바로 직전에 카툰과 힙합으로 음악을 꾸려나가던 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놀라운 변신. 60년대 싸이키 팝의 분위기에 맞춰 각색한 무대와 의상의 분위기는 찰스 디킨스의 소설이나 나올법한 근대 영국의 풍경을 연극적으로 그대로 재현하였다. 전체적인 사운드는 현악기로 부드럽게 감쌓고 하나씩 풀어가던 공연의 막판은 화끈하게 한방을 때려주기도 했다. 또한 앵콜 때는 힙합을 가미하여 이 인간의 하이브리드적인 센스의 끝은 어딜까를 다시 생각해보게 하였다.


Setlist

1. History Song
2. 80’s Life
3. Northern Whale
4. Kingdom Of Doom
5. Herculean
6. Behind The Sun
7. Intermission Jam
8. The Bunting Song
9. Nature Springs
10. A Soldier’s Tale
11. Three Changes
12. Green Fields
13. The Good, The Bad & The Queen
-
14. Mr. Whip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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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D SOUNDSYSTEM
 
나는 일렉트로니카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손으로 드럼을 치지 않으면 살아있는 심장박동이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Chemical Brothers와 LCD Soundsystem은 일렉로니카 중에서도 좋아할 수 밖에 없는 Two of Two에 해당하는 뮤지션이다. 화려한 라인업만큼이나 중복된 시간 편성을 보인 Rock Werchter의 또 하나의 만행이 이 두 아티스트를 같은 타임에 놓은 것이다. 펜타포트에 화학형제가 오기로 되어 있고 더욱이 Pyramid의 은밀한 매력에 푹 빠져있던 나는 어쩔 수 없이 LCD Soundsystem을 선택했다.
 
The Good, The Bad & The Queen의 퇴장과 더불어 관객석은 또 한편의 물갈이, 이번엔 물갈이 마저도 치열한 전쟁판의 풍경이 연출되었다. 음, 그리고 체력을 비축하기 위해 예의바른 벨기에 이런거 안따지고 다들 바닥에 철퍼덕. 이것은 과연 큰 전투의 단지 작은 전초전이었을까? 무대는 DJing 세팅이 아닌 록밴드의 세팅에 가까웠다. 그리고 철퍼덕 철퍼덕 걸어오는 인간들은 도저히 아티스트라 볼 수 없는 수두룩한 아저씨 여럿과 조그마한 일본인처럼 보이는 아줌마 한명. 악기에 전기를 약간 주자 상황은 삽시간에 돌변했다. 상상밖의 폭발적인 사운드에 관객석은 단 몇초만에 아.수.라.장. 제임스 머피는 실물을 보면 정말 엽집에 있는 수두룩한 머리크고 살찐-이거 Walrus자나-아저씨 같이 생겼다. 라이브에서 그는 노래와 퍼커션을 거드는 정도였다. 각종 전자 장비를 꼼꼼하게 생긴 일본 아줌마한테 다 맡겨 놓고는 걔네들은 록을 하고 있었다. 드럼, 베이스, 기타에 충실한 6인조 록밴드. 그런데, 비트를 갖오할 때는 퍼커션에 3명이 붙기도 하고 기타가 베이스를 잡고 이펙터를 붙여 드라이브감을 강조하기 등 비트, 그루브, 사운드 에서 곡의 음악적 방향에 따라 수시로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하나의 시스템이 바로 LCD SOUNDSYSTEM이었다. 그는 편성이나 시스템과 같은 도구를 철저하게 도구로 활용하지 거기에 종속되지는 않는 모습을 보였으며 그가 원하는 창조를 위해서라면 장르, 편성, 악기 뭐 이런 것의 벽은 무조건 허물고 가져다 쓸 인물이었다. 제임스 머피는 정말 외형적인 부분에는 관심없었다. 멤버 전원이 아무리 치장을 해도 외모로는 안될 그런 컨셉이었고(그나마 남은 기타는 꼰대적 범생 유형), 조명이나 무대도 도통 신경 쓴 흔적이 안나온다. 그래서 음악이 이렇게 죽여주게 나오는지도. 열분들 Walrus를 사랑합시다. 그런데, 뽀빠이의 시금치처럼 헐크를 흥분시키는 것처럼 제임스 머피에는 전기만 주면 푸르게 부풀어 올라 괴물로 변신시키는 효과가 나는 것 같다. 정말 푸른 조명이 비칠 때 그의 박력과 야수성은 아랫배가 튀어 나와 티셔츠를 찢어버릴 것 같은 헐크였다.
 
조용하고 착한 벨기에도 이번엔 달랐다. 사정없는 헤드뱅잉, 슬램, 서프가 감행되었다. 이 와중에 할일은 난간을 잡고 고지를 사수하는 것-사실은 안죽으려고 발악하는 것-이었다. Pyramid 밖에서 볼 사람을 비춰줄 카메라는 오징어되어가는 여자친구는 아랑곳하지 않은채 자기 헤드뱅잉 한다고 미쳐가는 벨기에 총각을 집중 조명하고 있었으나 가끔은 Walrus의 큰머리 헤드뱅잉도 틀어주었는데 배아파죽을 밖의 친구들을 생각하면 피로가 풀렸다. 음하하핫. 그런데, LCD Soundsystem은 록밴드의 무대매너 뿐만 아니라 테크노 클럽의 무대 매너도 가능한 팀이다. 한편에서는 상하의 헤드뱅잉 대신 좌우로 머리 흔드는 클럽의 액션이 감행되고 있었다. Rock Stage와 Techno Club에서의 요소들을 통해 제임스 머피는 쾌락을 극대화시키는 방법을 탐구하고 있다. 두장의 정규앨범과 프로젝트 그리고 무엇보다도 최고의 라이브 스테이지에서. 록앤롤(이라는 규정 역시 거부할 그이겠지만)의 미래를 나는 보았다.
 
Setlist
1. Us V Them
2. Daft Punk is Playing at My House
3. Time to get Away
4. North American Scum
5. All My Friends
6. Get Innocuous!
7. Tribulations
8. Movement
9. Yeah
10. Someone Great
11. Watch the Tapes
12. New York, I Love You But You’re Bringing Me D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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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hemical Brothers

Main Stage로 왔을 때, Chemical Brothers는 여전히 그들의 방식대로 Djing과 Video Show를 통해 관객들을 춤추게 할 수 있었다. 이번 앨범의 특징처럼 쿡쿡 쑤시는 강력한 비트보다 은근슬쩍 춤을 추게 하는.


SETLIST
1. No Path To Follow
2. Galvanize
3. Burst Generator
4. Do It Again
5. Get Yourself High
6. Hey Boy, Hey Girl
7. All Rights Reversed
8. Out of Control
9. Don't Fight/Control
10. Temptation
11. Star Guitar
12. Surface to Air
13. Under the Influence
14. Saturate
15. Believe
16. We Are The Night
17. Golden Path
18. Chemical Beats
19. Private Psychedelic Reel
20. The Sunshine Undergrou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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