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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해적창고

20. Rock Werchter 3일차-Peter Gabriel

Peter Gabriel

Klaxons를 포기하고 온 메인스테이지, Snow Patrol과 Killers에서 온몸을 진동시킬 베이스 소리를 각오하고 간 Main Stage의 측면돌파, 이는 순전히 피터 가브리엘 때문이었다. Killers가 끝나자 예상 밖에 행운이. Killers와 Peter Gabriel의 팬층이 워낙 달라 메인스테이지 중심부가 중년 층 이상으로 급격히 바뀌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에 walrus는 첫번째 줄은 물론, 거의 정 중앙에까지 도착했다. 내게도 이.런.일.이 2. 피터 가브리엘을 맨 앞에서 보다니. 피터 가브리엘의 사운드는 역시 명불허전이었다. 찍어낸 것 이상의 정교하게 배치된 리듬과 사운드에 대한 탐구. 피터 가브리엘의 보컬 역시 한치의 흔들림이 없었다. 피터 가브리엘이 피터 가브리엘이 So로 성공할 때만해도 다들 고개를 갸우뚱했다. 제너시스를 떠나면서 보여준 행보가 상업적인 성공에 큰 관심없어 보이던 그였기 때문이다. 즉각적인 성공에는 큰 관심이 없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음악적으로 상업적으로 동시에 가장 성공적인 아티스트가 되었다. 길게보고 소신있는 행보 그리고 철저한 자기 제어력 그리고 무엇보다도 장인 정신. 이것이 오늘날 그의 성공비결.


walrus 뒤의(물론, 모든 관중이 walrus 뒤에 있었다. 음하하핫) 한 관중은 피터를 목에 피터지도록 계속 불렀다. 나는 이에 대한 응답으로 최고의 베이스 연주자 토니를 큰 소리로 불렀다.(순간 썰렁) 토니 레빈은 뮤지션이라면 누구나 원하는 베이스주자. 탁월한 연주력만큼 리더가 펼칠 수 있는 음공간을 확실히 확보해준다. 더욱이 해보겠다는 프로젝트 자체가 California Guitar Trio같이 돈 안되는 것이라 프로젝트에 빠져 도망칠 염려조차 없다. 토니 레빈은 취미가 사진이다. 예전 CGT 때도 그랬지만 관중석을 보면 틈만 나면 사진을 찍는다. 사실, walrus도 그럴 것 같긴 하다. 자기 앞에 수만명이 자기를 보고 열광하고 있는데 누가 안 남기고 싶을까. 피터 가브리엘은 토니 레빈을 '너 Fripp대신 나하고 노니까 이런 것도 보잖아'하면서 꼬시지 않았을까? 여기에 토니는 음...당신도 빡빡이 컨셉으로 계속 가니 당신 밴드 패키지로 빡빡이로 운영하면 도와주지'라고 화답했음을 상상해본다만. 그래서인지 젊은 기타리스트를 제외한 4명의 남성멤버는 모두 빡빡이였다. 물론, 인권을 존중하는 피터가 아리따운 여성멤버에게까지 빡빡이를 요구하지는 않은 듯 하지만. 더욱이 가브리엘로 마무리되는 한 여성 멤버는 딸이 아닐까 추축까지.


이번 공연에서 피터가브리엘의 셋리스트와 음악은 비주얼을 극소화하고 멀티플레이어를 활용해서 작은 편성으로 왔다. 음악 역시 달리기 보다는 음악 자체에 대한 진지한 몰두를 느낄 수 있는 그런 공연이었다. 이건 한편으로는 Womad와 연달아 있는 공연 특성 상 이쪽으로 컨셉을 잡은게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 한다. Biko에서 후렴구가 반복될 때 피터 가브리엘은 It's upto you라 하고 마이크를 뒤로 돌린 후 퇴장하였다. 간이 배밖에 나온 대담함이지만 대중의 책임을 상징하는 그의 이런 행동은 제너시스의 리더 다운 퍼포먼스이기도 했다.


Setlist

1. Intruder
2. The Rhythm Of The Heat
3. On The Air
4. The Blood Of Eden
5. No Self Control
6. Big Time
7. Family Snapshot
8. Solsbury Hill
9. Sledge Hammer
10. Signal To No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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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In Your Eyes
12. Bi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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