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긋불긋 트로트풍의 정장을 차려입은 아저씨들이 서로 오라고 했지만 결국 삐딱선 Walrus는 호객 행위가 없는 곳으로.
허름해보이는 외관과 달리 안은 꽤 크고 잘 꾸며져있었다. 수십명의 사람들이 가득차 있었는데 대부분이 일본에서 온 할아버지, 할머니. 9시 넘어서 시작된 공연에서는 이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후레쉬 세례가 연달아 터졌다. 뒷자리에 앉았던 Walrus의 스타의식을 자극하는 후레쉬. 한편으로는 관광객들로 인해 파두 역시 본연의 모습과 다르게 변형되지 않았을까 생각도 했지만, 아무튼 이날 내가 본 풍경도 충분히 흥미로웠다.
웨이터 아저씨가 음식값과 와인값을 이래저래 바꾸며 엉뚱한 것을 가져다 주었다. 옆에 앉았던 이지적이고 매력적인 브라질 여성 분이 조심하라고 주의를 주시기도. 참고로 이분은 최다 관중이 Rio를 가득채웠던 그 전설의 공연을 봤다고 자랑하기도. 그런데, 정작 웨이터 자체가 좀 어리버리해서 가격과 메뉴를 헤깔리고 있었다. 그래서 스테이크를 먹고 좋은 음악까지 듣고 낸돈은 단돈 18유로.
기타, 기타라, 반도네온의 반주 속에서 세명의 여성 보컬이 돌아가면서 짧은 3~4곡을 부르고 내려가기를 반복했다. 마이크 없이 육성으로 불렀지만 성량은 충분했다. 파두가 Fate에서 유례했다고 하지만 숙명에 따라 한숨만 쉬기보다는 자기의 현실에 한숨을 쉰후 다시 삶의 의지를 다지는 노래로 들렸다. 파두는 파도 같았다. 대서양의 파도. 계속되는 굴곡에도, 삶은 계속된다는. 이어지는 무대에서는 흥겨운 댄스 파티까지. 삶은 고달프지만 음악이 있으면 조금은 더 긍정적인 면을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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