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드니로의 모습은 우리와 다를 바 없다. 언젠가 대학교 동기 중 한명은 불친절한 택시 운전기사에 대한 불만을 표하는 나에게 '그런 인간들이라서 택시 운전수가 되는거야'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불친절한 택시 운전기사보다 그 친구의 말이 훨씬 섬뜩했다. 다름에 대한 인정이 '너'에 대한 멸시로 이어질 때, 영화 속 결말과도 같은 현실이 재현된다. 영화 속 택시 드라이버의 시선이나 영화 속 택시 드라이버를 보는 우리의 시선이나. 이 영화의 정말 섬뜩한 장면은 드니로가 가게를 터는 흑인에 총을 쏜 후, 소심한 가게 주인이 죽어가는 흑인을 사정없이 치는 장면이었다. 그들이 정신병자라 부르는 극소수 비이성적인 사람이 대형 총기사고를 일으킨 날, 자신보다 국익을 우선시 하는 늘 이성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결정에 의해 200명의 귀한 목숨이 저 세상으로 떠났다.
택시 드라이버(Taxi Driver, US, 1976, 113min)
감독: Martin Scorsese
출연: Robert De Niro, Jodie Foster, Harvey Keit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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