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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기타등등

Claude Bolling, SAC, 2007/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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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 팜플렛을 통해 알고는 있었지만 정말 뻔뻔스럽게도 빅밴드는 보컬을 제외하자면 백인남성으로 편성되었다. 황금빛 트럼펫에 어울리는 정장을 차려입은 고급스러운 백인미장년 부대. 신사는 금관을 좋아해.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어떤 공연보다 재즈의 가장 본질적인 요소인 스윙감이 넘쳤다. 끌로드 볼링은 78이라는(놀랍게도 엘비스보다도 5살이 더 많다)적지 않은 나이에도 맛깔스러운 터치를 들려주었으면 빅밴드의 밴드모두 상당한 나이임에도 다듬어진 연주를 보였다. 흑인의 원초적인 탄력과 그루브는 없을지라도 소리의 질감이 그와는 다른 부담스럽지않으면서도 고급스러웠다. 또, 무엇보다 끌로드볼링의 장기는 유려한 멜로디를 만들어내는 능력 이상으로 멜로디를 귀에 속속 들어오게 사운드를 arrange하는데에 있었다. 3시간의 공연 시간동안 모든 소리들이 제 위치 제 시간에 항상 제대로 놓여있었다. 전설이 된 Suite for Flute and Jazz Piano Trio No.1의 첫곡 Baroque and blue만 봐도 그렇다. 무도회장에서 만난 새침때기 플루트 양과 능청스러운 느끼 피아노 남이 만나 결국엔 침대로 같이 가는 상황까지의 아기자기함이 살아숨쉰다. 또, 정갈함이 압박이 되기보다는 편안함과 흥겨움이 공존하며 유머가 더해지며 공연의 재미를 돋구었다. 끌로드 볼링은 마임과 같은 유머를 곡마다 선보였지만 곡을 해석하는데에 있어도 역시 유머라는 부분은 필수적인 부분이었다. 아무튼, 최종적인 결과물은 그가 존경해하지 않은 듀크 엘링톤이 말한바대로 스윙하는 것이었다. 굳이 땀냄새 질퍽한 스윙감만 느낄 필요는 없지 않는가. 듀크 엘링톤의 결과물 역시 감각 위주의 흑인 음악을 백인들의 장기인 정갈한 대형 편성으로 흡수하면서 나온 것이 아닐까?
 
끌로드 볼링은 친절한 아티스트였다. 프로그램에는 셋리스트가 상세히 나와있었으며 공연을 끝날 때는 멤버들이 무대 위를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통과하기도 했으며 끝까지 남아 관객 하나하나에 환한 미소를 지으며 악수를 하고 들어갔다. 이런 친절함은 대중을 대하는 태도, 진지한 음악이지만 대중이 들어도 즐거울 수 있는 결과물로 나왔다. 크로스오버는 활기가 떨어진 음악의 시체 조각을 이래저래 기워만든 프랑켄슈타인이다. 그런 짜맞춤에서 서로간의 관계에 새로운 긴장감과 활기를 찾아 소생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이며-늘 그렇듯이-가장 선구적이었던 클로드볼링의 결과물이 가장 만족스럽다. 1부의 마지막 곡 콜럼버스처럼 재즈라는 대륙에서 백인의 깃발을 꼽은 이가 바로 끌로드 볼링이 아닐까? 재즈에 정갈함과 산뜻함이라는 새로운 질감을 부여했으며 클래식에는 자유를 주었다.
 
땅딸막하다고 밖에 표현이 안되는 작은 체구의 늙은이 클로드 볼링이 최고의 매력남이 되는 하루였다.
Don't call me whity, Black!

Setlist
1부
Warm up the Band/42 Bowling Green
Let's swing it
skyliner
Don't be late
Moonlight serenade
In the mood
Stormy weathers
Les Feuilles mortes
I'm beginning to see the light
Begin the Beguine
Sing sing sing/Christopher Columbus
 
2부
Suite for Flute
  Sentimentale
  Baroque and blue
Suite for Cello
  Romantique
Korean Anthem, Korean in Rhythm
Cello Fan
Borsalino
Sentimental journey
Caravan/180 Rockin' in rhythm/194 ring dem bells
Concerto for cootie
C'est Si Bon
Blues in the night
It don't mean a thing if it ain't got that swing
Un homme et une femme
Paris Bouquet
Flyin' H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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