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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야구

케니 로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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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추리 가수가 연상된다면 조금 더 연로한 분이시겠지만 MLB투수를 연상한다해도 연배가 조금은 되어야할 것 같다. 당장은 비리비리하고 재수로 선수생명을 연장한다는 그런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오늘 경기도 마찬가지였다. 힘껏 던진 직구가 한국프로야구에서도 평범한 90마일. 그렇다고 제구라도 완벽하냐? 가끔씩 던지는 어이없이 빠지는 공은 실소를 금치 못하게 했다.

 

하지만. 7.1이닝 2안타 6삼진 무실점. 포스트 시즌에서 감독이 바라는 그런 투구. 이게 과연 운일까?

우선 어이없이 빠지는 공이 있지만 신기하게 그 다음 공은 제대로된 로케이션에 공을 뿌린다. 수차례 골든글로브로 검증된 수비력과 좌투수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 최고의 견제동작은 주자를 묶어 놓을 뿐 아니라 주자가 나갔을 때 타자의 타이밍도 적절하게 빼앗는다. 오늘 경기도 불안불안했던 1,2회를 지나며 완전한 자기 밸런스를 찾았고 추운 날씨에 그런 밸런스를 찾아올 수 있는 능력.

 

한국나이로 43살의 케니 로저스가 시즌 17승과 포스트시즌의 쾌투를 이어가는 이유. 우선 나이가 짐이 아니라 +가 되고 있는 경험의 소중함이다. 날씨, 상대 타자, 경기흐름, 마운드의 상태 등에 따라 어떻게 피칭 밸런스를 찾아가는가? 또, 상대타자의 약점을 어떻게 파고 드는가? 둘째는 피칭 밸런스. 상당히 안정되어 있어 다양한 구질을 적절한 로케이션에 뿌린다. 세째는...두말할 필요없는 마인드다. 항상 꾸준함을 보이는 성실한 자기 관리, 위기 시 흔들리지 않는 자기 통제 능력, 번득이는 두뇌 피칭.

 

그런데, 과연 Dominant한 피칭이 투수에게 유리한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과연 한니발이 전쟁을 못해서 패배자로 자살을 해야했었나? 거대한 산으로 억누르는 것도 방법이지만 살살 달게서 끌어낸 다음 확실하게 조지는 것은 더 효과적인 방법이다. 타자는 만만해서 안좋은 공에도 배트가 쉽게 나오지만 실제 임팩트 순간의 위력은 까다롭고 숏 앞으로 땅볼이 굴러가는 순간, 타자는 아쉬움에 자신의 경솔함을 탓하게 된다. 여전히 투수는 만만할 뿐이지만. 우리는 103마일의 파이어볼러 주마야를 기억하고 싶지만 감독의 맘속엔 15마일 정도 적게 찍는 케니로저스가 훨씬 더 소중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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