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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야구

추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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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타자에게는 징크스가 있다. 켄그리피주니어와 이승엽 이후 이 징크스는 많이 없어졌지만. 대부분의 타격왕은 좌타자로부터 나오고 홈런왕은 우타자에서 많이 나온다는 점. 아무튼 정교한 좌타자는 야구를 사랑하는 사람의 또 하나의 로망이다. 똑같이 밀어처도 우타자가 치면 밀려서 치는 것 같고 좌타자가 좌익선상으로 떨어뜨리는 밀어치기는 경쾌하기 그지 없다. 1루까지 더 가깝고 다수인 우투수의 공을 보다 오래 보고 칠 수 있는 좌타자는 타격에 유리할 뿐만 아니라 상대팀에 좌투수 요원을 확보해야한다는 압박감을 줄 수 있다.

 

추신수를 보면 스윙이 정말 시원하다. 이순철의 말대로 타격 메카니즘이 완성 단계에 있다. 가끔 센스를 발휘할 때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힘껏 재스윙을 다해 총알 같은 타구를 만들어낸다. 특히 직구에 대한 적응력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수준급으로 보인다. 스윙이 가볍고 시원하게 나오니 직구는 제대로 깔 수 있다. 그런데, 딜레마는 여기에 존재한다. 추신수의 체격은 메이저리그 타자로 결코 크지 않다. 가끔 홈런도 치지만 천부적인 파워는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추신수가 똑닥이로 타격왕을 노리는 것? 추신수는 장효조나 토니 구윈처럼 안타를 만들어내는 테크니션은 아니다. 장효조, 토니 구윈은 각종 구질, 로케이션에 따라 특화된 타격 형태를 독창적으로 만들어낸 아티스트였다. 또, 적당히 3할 될똥말똥한 똑닥이 타자가 외야수로 롱런하기 역시 쉽지는 않다. 추신수는 가끔은 툭 맞춰서 안타를 만들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호쾌하게 돌리는 형태다. 그런데, 그렇게 호쾌하게 친 타구는 선천적인 파워의 부족으로 펜스앞에서 잡히기 쉽다. 또, 누구처럼 대충 맞아도 넘어가는 일은 있을 수 없다. 또, 이렇게 호쾌하게 돌리는 타입이 노리는 구질만 치기 때문에 볼넷도 많지만 삼진도 많다. 켄그리피주니어나 이승엽, 아니면 본즈처럼 5Tool을 포기하고 홈런타자의 길을 가는 경우도 있으나 이는 정말 몇몇의 성공담에 불가하며 대부분은 근력을 키우려다 타격밸런스를 까먹는 수가 많다. 지금의 추신수는 여러 선수를 생각나게 한다. 강혁, 최훈재. 정말 팬들이 좋아할만한 스윙을 가진 좌타자였지만 자신의 재능을 충분히 살리지 못하고 대타 요원으로 전전하다 은퇴를 한.

 

그렇다면 추신수의 과제는 확실하다. 경험을 축적해서 선구안과 좌투수에 대한 대응력을 기르고 변화구 적응력-특히 좌투수의 브레이킹볼과 우투수의 체인접-을 축적하는 것. 항상 감독은 고민하겠지만 5Tool은 팬들이 좋아하는 선수가 될 것이다. 더욱이 시애틀에서 오랜 마이너 생활에서의 근성 그리고 가장 독했던 삼촌 박정태의 기가 축적된다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더욱이 찰리쉰이 영화 속에서 그리고 로비가 실제 상황에서 뛰었던 제이콥필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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