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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록클래식

UFO, 윤도현 밴드, 라이어밴드 - 2006.8.6, 캐치 라이트

혼신의 힘을 불사르는 노장 로커의 성실함에 경의를.

첫번째 오프닝 밴드는 라이어 밴드. 수준급 세션맨들로 구성된 안정된 adult contemporary rock을 들려주었지만 활기가 부족했다. 두번째는 윤도현 밴드. 개인적인 생각으로 윤도현 밴드와 자우림은 한국에서 밴드음악의 현주소를 알려주는 밴드라 생각하지만 그래도 윤도현은 볼 때마다 미워할 수 없는 구석이 있다. 만일 그가 본의 건 본의 아니건 대형 스타가 되지 않고 롤링에서 계속 볼 수 있었다면 상당히 좋아하는 밴드가 되었을 것 같다. 자신이 존경하는 뮤지션이 오면 오프닝의 수모를 부끄럽지 않게 생각하는 그리고 겸손한 뮤지션임에 틀림없지만...곡에 있어서 창의력의 부족은 늘 아쉽다.


UFO. 무디 워터스의 노래와 함께 무대에 올랐다. 무디워터스의 영향일까? 필 모그의 보컬 속에서는 다소 블루지한 필링이 느껴졌다. 예전의 폴로저스 때도 그랬고 화이트 스네이크 때도 그렇지만 블루지와 소울풀한 느낌이 살짝 묻어나지만 하는 음악은 정작없는 스트레이트한 하드록. 한 때의 기타 영웅 비니 무어 역시 스트레이트한 기타리스트였다. 항상 무대 뒤에서 45도 정도 마이크를 눕혀 잡은 후 힘을 쏟아 부르는 필 모그는 다소 내성적으로 느껴졌다. 별다는 액션은 마이크 봉가지고 역기를 드는 정도일 뿐이었지만 그가 부르는 노랫속에는 잔기교를 넘어서는 음색 자체에 내공이 있었으며 무엇보다도 정성을 다함을 느낄 수 있었다. 기타리스트 비니무어 역시 블루노트 펜타토닉의 스트레이트한 기타리스트라는 느낌이 강했다. 그의 플레이 스타일은 어느 때부터 속주 대신 이런 쪽으로 바뀌었던 것 같다. 때때로 속주를 보여주었지만 철저히 하드록 시절의 정확하게 음을 뽑아내는 속주에 가까웠던 것 같다. 상대적으로 체형관리가 잘못된 베이스 주자의 액션이 제일 돋보였고 흥을 돋구는 역할을 지대로 했다. 그러나 그런 액션 마저도 지금 세대의 쿨함과는 너무나 거리가 멀고 HR/HM시대의 너무나 정형적인 액션이었다. 하지만, 이런 구린 음악 구린 액션 속에는 진심이 담겨있었다. 자신의 딸에게 윤도현과 악수했다고 문자를 보내는(그런 와중에 어떻게 해야 구박안받을까 여러차례 고치는) 어떤 아빠에게는 소중한 선물이 되었을 것이다. 여담이지만 난 그분이 무척이나 행복해보였다. 추억과 낭만이라는 것이 있고 어떻게 해야 맘에 들까 고민할 수 있는 소중한 사람이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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