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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스틸록킹

펜타포트 락 페스티발 3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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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비가 안왔다. 물론, 여전히 많은 진흙이 발을 부패시켰지만 이 정도면 충분히 쾌적했다. 이틀 내내 지저분했던 사운드도 오늘은 꽤 좋았다. 휴가시즌의 본격적 시작, 좋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많이 안왔다.


이한철, 상기된 모습. 그래서인지 평소 때보다 '오바'한다는 느낌도 있었지만 이한철의 장점은 '오바'에 있기에.


윈디시티, 낮시간이고 2nd 스테이지지만 많은 사람들이 왔다.


넬, 많이 안봐서리


누노 베텐코트, 1주전 여전히 정상급 실력을 확인하였기에 좋은 모습 보여주리라 의심치 않았지만 젊은 한국 관중 들 앞에서 그의 파워는 배가되었다. 누노는 포르투갈 산 당나귀 갔다는 생각이 든다. 평범한 리프 역시도 그의 손을 통하면 맥박수를 증가시키고 아드레날린을 과다 배출하게하는 온몸을 비틀어 버릴 수 없는 꼬들꼬들한 리프로 나온다. 그의 새 밴드 Dramagods는 키보디스트와 인터플레이에 장점이 있는 것 같다. 기타 비르투오소 시대의 끝줄에 나와 처음의 성공 이상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이렇게 살아남아 있는 것은 기교에 의존하기 보다 그루브라는 록기타 리프의 기본기에 충실한 플레이를 하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누노는 More than words 때, 목이 쉬어 노래 못부르는 척하면서 싱얼롱을 요청하는 가증 플레이를 더하기도 했다. 그리고 누노는 성실했다. 열정적이며 음악에 충실한 공연, 그리고 콘솔 쪽으로 내려와 관객들과 같이 공연을 즐기는 모습까지. 열정은 유행을 초월한다.


자우림, 좋아하는 밴드는 아니지만 이날 상당히 좋은 모습을 보였다. 무대를 휘져으며 부르는 김윤아의 보컬 컨디션은 그 어느 때보다 좋았고 시원했다. 사실, 처음에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는데 무대 중간에서 외국인과 한국인이 어우러져 화끈하게 노는 장면이 보이면서 분위기는 뜨거워졌다. 외국 여자분 한명이 '예뻐요'를 반복했는데, 김윤아는 역시 여자들이 예쁘다고 생각한다.


쿨라쉐이커, 시계추를 40년전, 위치를 UK또는 캘리포니아로 타임머신을 타고 옮겨간듯 했다. 그들은 정말 옛날 음악을 한다. 실험적인 기타 사운드와 오르간 사운드가 주축이 된 그들의 음악은 딱 60년대 사이키델릭이다. 한가지 차이라면 약물에 의존했던 40년전과 같이 그들의 마인드는 너무나 범생적이었다는 점이다. 그들의 곡 중에는 다소 정치적인 곡도 있었다. 음악적으로 가장 진지했던 60년대 후반은 사회성에 있어도 가장 진지하던 시기였다. 그런 Attitude마저도 계승하고 있다는 점은 참 다행이다. 물론, Hush를 하는 타임은 미치기에 충분했지만.


프란츠 퍼디낸드, 이들에 대한 반응은 철저하게 양분화되었다. 스테이지 바로 앞은 거의 아비규환이었고 조금만 뒤로 가면 그렇게 화끈할 정도는 아니었다. 여전히 제일 많이 팔리는 록음반이 메탈리카 임을 생각한다면 오늘 펜타포트를 찾은 이 중 상당수는 프란츠 퍼디댄드를 모를 수 있다. 그들의 음악은 댄서블하며 중독성있고 단순한 듯 하면서도 그 어느 뮤지션과도 닮지 않은 독창성이 있다. 그러기에 처음 들을 때는 다소 적응기가 필요할 수도 있는 음악. 그들의 음악은 항상 심장 비트와 댄스 스텝에 동기를 맞추어 놓는듯 했다. 탄력적인 드럼비트와 기타 리프도 그렇지만 초딩 발차기를 비롯한 그들의 스테이지 매너도 그랬다. 나인 송즈를 보면 그들의 무대 조명은 왜 칙칙할까 싶었는데 여전히 칙칙했다. 어쩌면 그들의 무대 구성은 여전히 작고 어두컴컴한 클럽을 재구성해놓은 것이라 볼 수 있다. 쿨라쉐이커나 프란즈나 옛날음악을 하는데 지향점은 확실히 다르다. 쿨라쉐이커가 진지했던 60년 후반의 정서를 가져왔다면 프란츠 퍼디낸드는 60년대 초반의 비트닉과 70년대의 디스코등에 근접해 있다. 두장의 앨범만 낸 그들이 후지락 헤드라이너가 된다는 얘기에 말이 많았지만, 적어도 그들의 음악은 독창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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