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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최신작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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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영국판 주성치 영화라고 하던데, 나한테는 이 표현이 상당한 찬사다. 물론, 주성치식의 개그와 영국식 개그는 적지 않은 차이가 있지만. 아일랜드나 매트릭스가 거하게 흥행에 성공하는 걸 보면 한국에서 적당히 통하려면 뭔가 있어보이는-난 후까씨라는 표현을 쓴다-뭔가가 있어야 한다. 좀만 까보면 개뿔인데.
 
이 영화의 원작은 오히려 우리 일상의 시다바리들이 우리들이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는 전혀 다른 존재일 수도 있다는 어릴적 누구나 해봤던 상상에서 기반한다. 어쩌면 이는 '인식에 대한 회의'라는 근대철학의 출발점과도 같을 수도 있다. 물론, 이 영화가 철학적인 영화라는 건 아니지만 힘을 뺀 유치 개그가 폄하당할 이유는 전혀 없다. 영화에서 얘기하지 않는가? 생각이 많으면 인생이 괴로워진다고. 머리를 텅텅 비운 캐릭터들의 주접은 그냥 즐기기에 충분하다. 그런 유치한 웃음은 영국 사회에 대한 가볍지만 신랄한 풍자를 담고 있다.
 
p.s 머리가 큰만큼 생각이 많고 인생이 괴로운 짐승이여 ;;;
p.s.2 엔딩크레딧에 샤이놀라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