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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고전

시계태엽 오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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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독이 작가의 반열에 오르기 위한 필요 충분 조건은 '무엇을 말하는가'와 '어떻게 말하는가'가 모두 만족스러워야한다는 것이다. 스탠리 큐브릭은 이에 부합하는 몇안되는 작가이다. 그는 일단, 타고난 스토리 텔러이다. 그의 영화는 한번 눈을 때면 빠져들 수 없는 재미를 가지고 있다. 장면하나하나를 표현하는데 능숙한 테크니션일 뿐만 아니라 이야기 전개를 재밌게 풀어나간다. 그리고 그런 방식은 영화마다 전혀 다르지만 장인의 터치는 어느 영화에나 살아 숨신다. 시계태엽 오렌지에서 말하는 바는 현대 사회의 야수적 폭력성이다. 개개인의 폭력성 만큼이나 사회가 지니는 폭력성도 만만치 않음을 얘기하고 있다. 인간으로 접근하기 보다 효율성을 위해 운용되는 사회의 시스템을 큐브릭은 철저하게 희화화한다. 인간의 존엄성보다 법의 응보성과 존엄성을 운운하는 이들이 생각이 났다. 쩝.
그런데, 그가 진정한 작가인 것은 극을 풀어가는 방식이 주제의식을 풀어가는데 포커싱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봐도 쿨한 과장되고 높은 채도의 영상은 현대 사회의 가식과 허구를 폭로하며 보는 이의 감정 이입을 멀리하다가 정점에서 폭발시키는 뇌관 역할을 한다.

p.s 믹재거가 원작의 판권을 샀다고 했는데 극 속의 알렉스 패거리의 과장된 동작은 롤링스톤즈의 무대매너를 고려한다면 직접 연기를 했어도 잘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