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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만담

결정적 장면 - Vogue, Madonna

Madonna의 Vogue는 쿨함이 미덕인 시대에 쿨함의 끝을 달린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이 시대의 최고의 Vogue 마돈나의 뮤직비디오인데다가 director마저도 쿨한 연출의 대명사 David Fincher니 거의 최강의 조합이 아닌가? 실제로 Madonna의 뮤직비디오는 대부분이 최고의 작품이다. 가끔씩 새로운 테크놀로지에 대한 욕심이 지금 와서 보면 촌스럽게-특히 'Papa don't preach'의 프레임 끊어 넘기는 Intro-느껴지는 부분도 있지만 'Material Girl', 'Express Yourself', 'Vogue', 'Frozen'등 몇몇 작품은 새로운 시대를 알리는 이정표로 부족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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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으로 찍은 이 작품의 첫 장면에서 알 수 있듯이 핀처는 뮤직비디오의 컷 하나하나를 미술작품화하겠다는 의도로 접근했다. 결국 이 작품은 각각의 화보사진을 음악의 비트에 실어서 끝까지 연결하는 형식을 가지게 되었다. 이는 핀처가 사진 작가 출신이었다는 사실과도 일맥 상통한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핀처라는 작가가 댄스음악의 비트를 이해했기 때문에 가능한 사실이다. 이 작품은 짧은 숏처리를 연속적으로 이어가면서 영상에 비트를 주는 작업을 통해 보는 이의 심박수를 가속화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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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돈나의 강점 역시 카메라를 잘 이해한다는 점이다. 단지 요즘 흔히들 말하는 '끼'가 있다는 것을 넘어서 미술적 심미안을 가지고 접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마돈나는 편집증적인 미술작품 수집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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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디한 청년들. 여기서 집고 넘어가야하는 부분은 마돈나의 뮤직비디오에는 오히려 백인 노동자나 흑인 청년들이 중요한 위치를 점한다는 점이다. 이는 고도의 상업적인 배려를 깔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 역시 흑인과 LGBT 컬처가 주류로 치고 올라올 것을 예상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 작품에서 보여주는 흑인 청년과 게이클럽의 이미지는 마이클 잭슨이 백인처럼 성형한 채로 'Black or White'를 외치는 것보다 훨씬 더 건강한('건전한'에서 퇴고했다 ;;) 텍스트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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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돈나의 손끝 터치마저도 고도의 계산에 의해 처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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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마돈나가 천박한 이민자의 컨셉에서 보다 고급스러운 이미지 연출에 주력하고 있다는 점이다. 신디로퍼가 내리막을 급격히 달리고 있을 때, 마돈나는 'La Isla Bonita', 'Like a Prayer', 'Express yourself', 'Vogue'등을 차례로 히트시키며 한단계 도약하고 있다. 라틴과 일렉트로니카의 자양분을 지대로 공급받고 이미지 컨셉마저도 새롭게 도약하고 있지만 마돈나는 그녀의 성공 비결이었던 천박한 대중문화의 이미지를 쓰레기통에 버려버리는 오류를 범하지는 않았다.

요즘 영국에서 살고 있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마돈나는 고급문화에 집요할 정도로 집착을 하고 있다. 이는 역시 상류사회로의 진출을 꿈꾸는 천박한 이민자 출신의 Material Girl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것이며 이 역시 마돈나가 시대의 Wannabe가 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아닐까?

아무튼 이 기간은 댄스가수로 단명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롱런할 수 있음을 직접 증명한 시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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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데칼코마니의 연출이라도 마돈나가 하면 너무나 쿨하게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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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으로 포즈를 통한 정중동의 이미지 연출에 주력하던 이 작품은 이 부분에 있어서 Accel을 쎄리 밟아준다. 두명이 연출하는 파워풀한 댄싱은 숨이 막힐 지경이며 엑스터시를 능가하는 절정의 ***즘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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빡센 wind를 통한 럭셔리하면서 세련된 연출의 마무리까지.

 

 

실제로 마돈나를 폄하하는 이들은 단지 과격한 성적 상품화로만 성공했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단지 허벅지만 드러내고 가슴에 총알 브라를 한다고 대중에게 자극을 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사실, 난 요즘 나오는 섹시 컨셉의 가수들에 대해 어떠한 매력도 느낄 수 없다. 마돈나의 뮤직비디오가 시대를 앞서갔다는 점은 예상 보다 훨씬 더 기존의 영화 문법을 파괴하며 Avante Garde하게 나갔다는 점이다. 마돈나의 작품은 4분 안에 남자 죽이는 초고속 내러티브의 조매실표 뮤직비디오와 달리 철저하게 이미지의 조합을 통한 주제의식을 표출하는 방향을 택했다. 그리고 작품 속에 함축된 텍스트 역시도 예상보다 훨씬 참신한 주제의식을 담고 있다.

 

마돈나의 유일한 실패 영역이 영화 쪽이라는 얘기는 사실, 마돈나가 주연이 된 장편 영화에 국한될 뿐이다. 마돈나와 함께한 데이빗 핀처와 미셸 곤드리는 마돈나의 레이블 매버릭의 아티스트들이 음악계에 가지는 영향력 이상으로 영화계에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또, 마돈나와 늘 함께한 뮤직비디오의 새로운 양식은 구태의연한 영화에도 새로운 트렌드에 대한 영감을 불어주고 있다. 생각해보면 최근 10년간 영화의 스타일이 얼마나 뮤직비디오에 접근하고 있는가? 마돈나의 뮤직비디오는 영상과 오디오의 거리감 및 벡터의 개념을 완전히 새롭게 정의했다.

 

음악 내로 한정해도 그렇다. '나 노래 잘해'라는 것을 과장되게 강조한 휘트니 휴스턴의 그 지겨운 앤다이아~ 보다 늘 새로운 스타일과 형식을 찾아가는 마돈나의 음악적 스펙트럼이 더 위임은 이제 어떻게 보면 자명해졌다(물론, 동의하지 않는 이도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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