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거리/극

독일 샤우뷔네, 인형의 집-노라, Schaubuehne, Berlin(LG아트센터,6.10)

사용자 삽입 이미지

늘 꿈꿔왔던 상황,

나 주위 8좌석이 모두 여성분들이었다.

하지만, 공연이 끝났을 때쯤, 그 여성분들이 처키처럼 날 난도질할 것이 두려웠다 ㅎ ;;

농담이지만, 이 공연이 끝났을 때 여성들의 환호는 기대 이상이었다.

연극 자체가 확실히 쿨하면서 뇌리를 강하게 스치는 먼가를 전달할만한 흡입력이 있기도 했겠지만,

여성들이 가지는 답답함을 시원하게 풀어주는 그런 면이 있었다.

 

입센의 원작이 워낙 탁월한 작품이기는 하지만,

그러한 원작에 현재성을 부여한 토마스 오스터마이어의 감각적인 연출과 플롯, 배우들의 탁월한 연기는 대사 하나와 상황마다 의미를 부여했다. 관객들은 배우의 연기 자체를 통해 흥미를 느끼면서자신의 일상을 거울을 통해 보는 것 같은 빨아들임을 느낄 수 있었다. 또, 드라마의 완급이 지루함을 느낄 수 없이 아기자기했다. 슬랩스틱을 활용한 다양한 웃음과 순간적으로 빠져버리는 빅비트와 댄스의 격렬함, 그리고 적절한 반전을 통해 진정한 주제의식이 결말부에나 나온다는 점 등은 작품의 매력을 더했다. 역시 극은 드라마가 괜찮아야 한다.

 

이 작품의 가치는 작가와 배우의 감각과 구성에 대한 노력 이상으로 현재 여성의 위치에 대한 고뇌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아무 부러울 것 없을 것 같은 보보스의 삶 속에 숨겨진 위선 들, 남자는 자신의 여자가 소중하다고 하지만 결국 자신의 욕망과 사회적 지위를 유지하는 하나의 도구에 불과했다. 부부 간의 관계를 포함한 극 속의 인간관계는 경제적 정치적 헤게모니에 의해 '사랑'등의 고상한 표현으로 철저하게 포장된다. 그리고 이러한 헤게모니 적 상황은 아이의 보육 등 여성에게 요구된 굴레를 통해 고착화된다.

 

기본적으로 페미니즘을 표방한 극이긴 하지만,페미를 벗어나도 의미를 충분히 가진다.자신의 인생을 결정할 방아쇠를 당기는 것은 그 누군가가 아닌 자신이 되어야한다는 점이다.노라가 당긴 방아쇠는 사랑의 이름으로 자신의 주체성을 빼앗아간 남편을 향한 것이라기 보다는소비사회 속에서 멍청하게 자신의 위치를 잃어버렸던 자신을 향한 것이기도 하다.노라가 자신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면 사회적 현실에 강요당한 죽음이었겠지만,그가 자신의 위치를 안 상황에서 당긴 방아쇠는 의미가 다르다.환호했던 여성들이 그것마저도 알았으면 좋겠다. 여성을 자신의 사회적 달팽이로 생각하는 남성에 대한 분노 이상으로 여성 자신의 변화만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또, 진정한 사랑이란

'희생'을 두려워하지 않을 때,

상대방과 진정으로 동등해지고 그런 상황에서 상대방의 가치를 이해할 수 있을 때가능하다는 것.

 

P.S. 노라를 실제로는 노아로 발음했다.

 

젊은 관객을 매혹시키기에 충분한 파격적이고 감각적인 연출,
독일 최고 명성의 극장 '샤우뷔네' 배우들의 긴장감 넘치는 연기,
그리고 역대 수많은 <인형의 집> 중 가장 충격적인 결말!
<인형의 집-노라>를 통해, 독일 연극의 현재이자 미래인 토마스 오스터마이어의 명성과
독일 유수의 극장인 '샤우뷔네'의 저력을 직접 확인한다!


헨리크 입센의 가장 뛰어난 희곡작품인 동시에 세계 근대극의 대표작으로 평가받는 <인형의 집>.
여주인공 '노라'는 19세기 당시 사회가 기대하는 귀엽고 헌신적인 아내이자 어머니로 등장했다.
그러던 '노라'가 인간으로서의 자아를 찾기 위해 남편과 아이들을 버리고 집을 나서는 마지막 장면은
당시 유럽 시민사회를 뒤흔들며 여성운동의 불을 지폈다.
그러나... 과연 이 획기적인 사건 이후 무엇이 변했는가?

독일 연극계의 젊은 기수, 오스터마이어는 입센의 고전 <인형의 집>을 현재 우리 사회 가운데로 옮겨 놓는다.
그의 <노라>에서는 인테리어 잡지에 나올 법한 세련되고 모던한 아파트에 사는 멋진 보보스 족 부부가 등장한다. 광고 속 모델처럼 명품 옷을 차려 입은 매력적인 모습의 노라는 은행 중역으로 성공한 남편과 아이들에게 여전히 헌신적인 여성으로 등장한다. 그러나 19세기 노라에 비해 월등히 적극적이고 대담하며 섹시한 모습의 21세기 노라는, 외모를 치장하는 것과 사교활동에 열을 올리고, 쾌활한 동시에 변덕스럽다. 유럽 중산층 젊은 부부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화려한 모습. 그러나 강한 비트의 음악, 강렬한 조명과 함께 회전무대가 돌아갈수록 이들 부부의 쿨한 모습 이면에 숨어있던 긴장도 함께 증폭되기 시작한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여성의 모습은 어떠한가?
과연 21세기 '노라'는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가?
쾅!-19세기, 유럽 관객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던 노라의 문닫는 소리! 젊은 연출가가 그린 21세기 <인형의 집>에서는 동시대인들을 놀라게 할 또 다른 청각적 충격이 기다리고 있다.

토마스 오스터마이어의 21세기 <인형의 집-노라>는, 베를린 연극제(Theatertreffen)와 프랑스 아비뇽 페스티발, 런던 바비칸 센터를 비롯한 유럽 전역과 뉴욕의 BAM에 이르기까지 앞다투어 초청 받으며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이번 작품의 노라역을 맡아 열연하여 2003년 테아터 호이테(Theater Heute)잡지에서
'올해의 여배우'로 선정되는 등 찬사를 받고 있는 안네 티스머(Anne Tismer)의 강렬한 연기 또한 직접 만나볼 수 있다.

이하 LG아트센터 홈페이지에서

 

------------------------------------------------------------------

"사회가 퇴보하고 있다. 한 편에서는 경제악화와 실업이, 그리고 다른 한 편에서는 광고를 통해 보여지는 여성들의 이미지가 다시 한 번 여성들로 하여금 남성들의 성공을 위해 헌신하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만들었다. 이 작품이 초연된 지 120여년이 지난 지금 나는 오히려 원시적인 사회 모델로의 회귀가 일어나고 있음을 목도한다." - 연출가 토마스 오스터마이어


"눈부시게 환상적인 작품!
토마스 오스터마이어는 이 작품에 대한 모든 논란을 한방에 날려버렸다.
지금껏 이보다 더 흥미진진한 <인형의 집>은 없었다.”
- 쥐트도이췌 차이퉁(Süddeutsche Zeitung, 독일)


"오스터마이어가 보여준 노라는 완전히 새로운 사건이다!
여성해방에 관한 고전으로 여겨졌던 <인형의 집>이 초연된 지 120년 동안 노라는 기껏해야 남편을 떠나가기만 했었다.
‘노라’! 연극사에서 최초의 현대 여성의 탄생!”
- 타게스슈피겔 (Der Tagesspiegel, 독일)

====================================================
*** 연출가 토마스 오스터마이어 (Thomas Ostermeier)
====================================================

- 1968년, 독일 졸타우(Soltau) 출생
- 1999년~현재, 독일 베를린 샤우뷔네 연극파트 예술감독


"유럽 연극이 앞으로 점점 더 젊어지고 대담해질 것이라면,
그것은 바로 오스터마이어의 지휘 아래에서 이루어질 것이다.(...)
그를 통해 비로소 진정 유럽적인 연극이라는 것이
매우 흥미롭게 보이기 시작했다." - 파리 보이스 (Paris Voice, 2001.6)


새롭고 실험적인 연출을 선보이는 무서운 신인들로 넘쳐나는 유럽의 연극 무대.
그중에서도 토마스 오스터마이어는 유독 유럽인들이 차세대 연극계 리더로 주목하며 편애하는
연출가이다. 독일 및 유럽사회를 날카롭게 비판하며 혁신적이고 대담한 연출을 추구하되,
동시에 유럽연극 전통의 맥을 잇고 있는 이 젊은 연출가에게 유럽 연극계는 지금, 유례없는
기대와 찬사를 보내고 있다.
연극계의 거장 페터 슈타인, 룩 본디 등의 작업 본거지로 유명한 독일 베를린 '샤우뷔네'는
당시 고작 30세였던 그를 예술감독으로 임명했고, 세계 최대의 연극제인 프랑스 아비뇽 페스티발은
2004년 객원 디렉터로 그를 지목했다. 또한 유럽 극장연합은 2000년 유럽 연극상의 'New Theatrical
Realities' 부문을 그에게 수여하는 등, 유럽에서 이 젊은 연출가에게 보내는 애정은 매우 뜨겁다.

독일 연극의 중심지 베를린에서 단기간 내에 연출가로서의 명성을 쌓아온 그는, 브레히트, 입센,
뷔히너 등 19세기 작가들부터 사라 케인, 욘 포세, 마리우스 폰 마이옌부르크 등 동시대 작가들까지
사회성 강한 작품들을 선택하여, 이를 젊은 연출가 특유의 도발적이고 신랄한 감각으로 다듬어
무대에 올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최하층민들의 맹렬한 투쟁(뷔히너의 <보이첵>), 절대적인 무언가를
찾아 방황하는 청년의 모습(엔다 왈쉬의 <디스코 피그>), 가정과 사회의 의무로부터 억압된 젊은
부부(욘 포세의 <이름>), 부모 자식간에 대화가 단절된 현대 중산층 가정(마이옌부르크의
<불의 가면>),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여성의 모습(입센의 <인형의 집-노라>) 등 그의 작품들에는
현대 일상 속의 모습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 여기에 강렬한 조명, 록/팝음악을 비롯한
감각적인 음악의 사용으로 연극에 흥미를 잃어가고 있던 신세대들까지도 극장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본래 배우로 연극계에 데뷔한 오스터마이어는, 베를린의 저명한 예술전문학교인‘에른스트 부쉬
(Ernst Busch)’에서 연극연출을 전공하였다. 이후 1996년, 독일 정통의 베를린 도이췌스 테아터
(Deutsches Theater) 내에서 젊은 연극단체 '바라커(Baracke)'를 설립하게 된다. 새로운 세대의
작가들과 배우들, 연출가들을 위한 연구실로서의 중심역할을 한 이 단체에서 그는 현대 연출법과
극작을 반영한 도발적인 작품들을 발표하며 데뷔 초기부터 큰 주목을 받았고, 이러한 그의
활약으로1998년, 이 단체는 ‘올해의 극장’으로 선정되었다.
이후 1999년 베를린의 최고 명성의 극장 중 하나인 ‘샤우뷔네’의 연극파트 예술감독으로 전격
기용된 그는, 젊은 작가들의 작품들을 무대에 올려 새로운 젊은 연극팬들을 극장으로 끌어들이며
그 명성을 더욱 확고히 하고, 그의 이름을 독일 뿐 아니라 유럽 전역에 알리게 된다.

샤우뷔네에서의 작업과 동시에 독일 소규모 실험극의 중심인 뮌헨의 ‘카머슈필레(Kammerspiele)’를 비롯, 영국의 에딘버러 페스티발, 비엔나의 ‘부르그테아터(Burgtheater)’, 잘츠부르크 페스티발 등에서 작품을 의뢰받아 연출해 오고 있다. 특히 2004년에는 아비뇽 페스티발의 객원 디렉터로 선정되는 등 의심할 바 없이 현재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거리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번 더 플로어  (0) 2006.04.28
노트르담 드 파리 직찍  (0) 2006.02.13
노트르담 드 파리  (0) 2006.02.13
[펌] [무얼볼까 #9] 광대들의 학교  (0) 2005.10.04
벨기에 로사스 무용단 - 비치스 브루/타코마 협교  (0) 2005.0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