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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극

벨기에 로사스 무용단 - 비치스 브루/타코마 협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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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로사스 무용단 - 비치스 브루/타코마 협교(Bitches Brew/Tacoma Narrows) (2003년작)

 

비치스 브루는 기념비적이다. 이후, 이 작품에 영향을 받은 많은 뮤지션들이 퓨전이라는 음악을 시도 했으나 결코 비치스 브루의 업적을 뛰어넘지 못했다. 오히려 과격한 기교의 과시나 달콤한 멜로디 등으로 상업성에 빠지는 함정에 빠지기도 했다. 퓨전의 정신은 단지 이질적인 두개의 장르의 형식적인 특징을 이종교배하는데에 있지 않다. 마일즈는 비치스 브루를 통해 록이 지닌 에너지를 통해 한계에 부딪힌 재즈의 방법론을 타계해나갔다. 비치스 브루는 그 어떤 록보다 강한 에너지를 보이며 단순한 비트라는 록의 한계에도 부딪히지 않았으며 아방가르드의 현학성에도 빠지지 않았다.

마일즈가 결국 비치스 브루를 통해 추구한 것은 '자유'이다.

 

벨기에 로사스 무용단의 이번 작품은 결국 비치스 브루에 담긴 '자유의지'를 표현하는 것일 듯 하다. 에이스로 보이는 남성 안무가의 흐느적거리며 다소 과격한 몸놀림을 비롯해서 모든 안무가들의 동작은 다양하게 이루어졌다. 같은 동작을 하는 것처럼 보여도 안무가의 개성 때문에 결코 같은 선이 될 수 없음을 느꼈다. 군서열과 같은 나란함과 키 맞춤은 인간의 자유의지를 꺽는 구속일 뿐이다.

한편 타코마 협교는 현수교가 무너지는 장면 속에서의 감흥을 담았다. 사실, 현수교의 무너짐 속에는 우아한 선의 흐름이 있다. 다리를 지지하는 줄의 장력으로 다리는 구브러지며 묘한 곡선과 긴장감을 만들어낸다. 이 역시 아래로 떨어지는 의지와 구속하는 선의 장력 사이의 갈등일까?

비치스 브루의 첫부분이 끝났을 때 동작을 멈춘 상태에서 관객의 박수가 안 터지자 흥 하면서 웃으며 다음 곡으로 이어나가는 등 그들의 기지는 결코 만만치 않았다. 신체의 한계를 시험하는 과격한 동작 속에서도 그들은 그것 자체를 즐기면서 했다.

 

p.s. 내가 본 공연 중 노출이 가장 심했다. 옷을 자주 갈아입게 되는데 심지어 좀 은밀한 부분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유롭게 표현하는 신체의 아름다움은 노출에 의한 아름다움 이상임을 느꼈다.

복식 마저도 자유를 제한할 수 없음을 얘기하는 것일까?

 

이하 LG아트센터 홈페이지에서

공연개요

미니멀리즘을 대표하는 안무가이자 벨기에를 현대무용의 성지로 만든 주인공 안느 테레사 드 케이르스마커가 이끄는 로사스 무용단이 첫 내한공연을 한다. 이번 작품은 60년대 후반 재즈와 락을 혼합한 퓨전재즈로 일대 돌풍을 몰고 왔던 전설적인 재즈 뮤지션 마일즈 데이비스의 불후의 명곡와, 미국 워싱턴주에서 건설된 지 4개월 만에 바람과 진동에 의해 무너진 타코마 협교의 움직임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만든 2003년 작품이다.

무용수들은 자유로운 즉흥연주가 돋보이는 마일즈 데이비스의 재즈 음악에 몸을 맡긴다.가 즉흥을 더해가면서 무용수들의 임프로비제이션도 그 긴장감이 더해간다. 무용수들의 임프로비제이션에는 어떠한 정형의 틀도 없다. 바람에 흔들리는 타코마 협교처럼 흐느끼듯 움직이는 무용수들의 자유분방함은 서서히 발전하다가 타코마 협교의 붕괴와 함께 분위기의 반전을 일으킨다.

무용수들의 자유로운 임프로비제이션이 극대화되는 <비치스 브루/타코마 협교(Bitches Brew / Tacoma Narrows)> 에서 세련된 벨기에 현대무용을 확인할 수 있다.

 

비치스 브루/타코마 협교(Bitches Brew/Tacoma Narrows) (2003년작)

무용수들은 자유로운 즉흥연주가 돋보이는 마일즈 데이비스의 재즈 음악에 몸을 맡긴다. 음악 속의 13명의 뮤지션이 끊임없는 즉흥으로 무아지경에 점점 빠지듯, 무대 위의 13명의 무용수들도 계속되는 임프로비제이션으로 그 긴장감을 더해간다. 무용수들은 솔로, 듀엣, 트리오, 콰르텟, 큰 규모의 앙상블 등을 구성하며, 때로는 유니슨으로 때로는 대조를 이루는 움직임으로 임프로비제이션을 발전시킨다. 그리고는 어둡게 꺼진 무대 위로 영사되는 슬로우 모션의 흔들거리는 타코마 협교의 모습 앞에서 무용수들은 균형이 깨지기 직전의 떨림과 불안정한 하모니를 그대로 보는 이에게 전달한다. 그리고 타코마 협교의 무너짐과 더불어 반전된 분위기 속에서, 계속되는 임프로비제이션과 함께 힙합, 아프리카 댄스 등을 다양하게 등장시킨다.

(총 공연시간 90분/인터미션 없음)

"안느 테레사 드 케이르스마커는 집단의 작품과 개인의 창조력, 과정과 결과물, 다양한 장르와 테크닉, 임프로비제이션과 스트럭쳐 등 수없이 많은 불확실한 양극 사이에서 적정한 균형점을 찾아내는데 성공했다. 마일즈 데이비스의 불후의 명곡을 직접적으로 대면하는 것은 엄청난 도전이지만, 로사스의 무용수들은 사람들 마음 속에 깊이 새겨진 그 음악에서 새로운 것을 찾아 표현하는 작업을 성공적으로 해 내었다.” – 댄스 인사이더 온라인

http://www.rosas.be/Rosas/index.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