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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최신작

레이(Ray)

레이(Ray)

Taylor Hackford 감독, Jamie Foxx 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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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엔터테이너이며 뮤지션인 레이 찰스의 일대기적인 영화. 팝/록 뮤지션의 일대기적 영화의 전형적인 문법을 따르고 있지만 그 어느 영화보다 잘 연출되었다. 이 영화는 뮤지션이라는 성공과 더불어 어린 시절 시각 장애라는 신체적 장애와 더불어 정신적 외상을 앓게 한 동생의 죽음이라는 또 하나의 축을 보여준다. 신체적 장애는 레이찰스의 강인한 의지를 통한 상업적 성공으로 극복할 수 있었으나 정신적 외상의 극복은 결코 쉽지 않았다. 숱한 여성과의 섹스, 약물 중독 등은 그에게 외상의 극복을 위한 하나의 탈출구였으나 결국 그에게나 그 주변에게나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게할 뿐이었다. 결국, 그가 그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고 완전한 성인이 될 수 있었던 방법은 음악을 통한 자기 자신을 찾는 것이었다.


이 외에도 이 영화는 흑인 뮤지션과 레이블과의 관계, 뮤지션들 간의 관계 등 팝/록 시대의 인간관계에 또한 주목한다. 팝 비즈니스의 추한 모습과 인종 차별이라는 사회적 면모 들 속에서 미국 뮤지션이 택할 수 있었던 길 중 공과 과를 적절하게 보여준다. '과'라면 팝 비지니스의 냉혹함 이며 '공'이라면 흑인 인권 향상에 대한 기여가 아닐까? 상업적 뮤지션이라는 한계를 가지면서도 자기 중심적인 뮤지션이었기 때문에 급변하는 사회 상황 속에서도 자기 주관과 상업적 성공을 동시에 거둘 수 있었다. 이 영화는 뮤지션으로서의 사회적 정체성과 더불어 음악적 소신에 대해서도 얘기를 한다. 그의 시작은 단순한 기존의 성공한 뮤지션을 카피하는데에서 시작했으나 그가 들어왔던 음악적 자산을 통해 자기정체성을 찾는 고민으로 그는 최고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다. 그리고 하나의 위치에 안주하지 않고 아틀란틱 시절의 보컬 코러스를 중심으로 한 소울 음악, 가스펠의 팝적이고 통속적인 소화, ABC 초창기의 오케스트라를 가미한 덩치가 큰 음악, 컨추리로의 변신까지 자신 안에 있는 음악적 자산을 끝임없이 발견했기에 자신의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


가난한 흑인 소작농의 생활이 음악으로 만들어지고 성스러운 가스펠과 통속적 블루스 사이에서 새로운 음악이 나왔다는 점은 마틴 스콜세지의 블루스 7부작, 특히 찰스 버넷의 Warming by the Devil's Fire'를 연상시킨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가스펠과 블루스의 만남은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성적인 가스펠이나 통속적이고 노골적인 성적 묘사를 하는 블루스나 그리고 그런 음악적 접목 모두 그에게는 자신을 치유하는 하나의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존레논의 '예수보다 영향력있는' 발언에 기독교인들이 광분했던 것은 충분히 이해할만하다. 여기서처럼 음악은 보다 강력한 자기 치유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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