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음반/고전

머지비트-우리도 비틀즈처럼

머지(Mersey)는 비틀즈의 고향 리버풀을 흐르는 강이름이다. 비틀즈의 성공 이후 리버풀 근방에서는 비틀즈처럼 비트를 강조하는 밴드들이 범람했다. 그러나 비틀즈처럼 헝그리정신?에서 장시간 숙련된 밴드들이 아니라 일시적 유행으로 급조된 밴드들이 다수였기 때문에 그다지 뛰어난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오히려 타지역의 영국밴드들은 비틀즈처럼 스키플을 들으면서 자라난 이들이 더 뛰어났다.

우선, 비틀즈보다 한달 늦게 미국에 상륙한 데이브 클락 파이브가 돋보였다. 이들도 비트를 강조했으며 비틀즈처럼 생기발랄함이 있었다. 리듬기타 대신 오르간과 색스폰이 더해진 5인조였다. 무엇보다도 이들에게는 뛰어난 작곡 능력을 가진 데이브 클락이 있었다. 에코와 더블 트래킹등 사운드의 실험에도 관심이 있었고 드럼을 통해 비트도 최대한 강조했다. 64년이후 Glad all over, because, I like it like that, Catch us if you can, Over and over등이 히트했다. 그러나 레논앤 매카트니 상호 경쟁 보완하던 비틀즈와 달리 작곡, 드럼, 보컬, 프로듀싱, 매니징 등 모든 일을 도맡아 했던 데이브 클락이 지쳐간 66년을 전후해서 그들의 창조력은 고갈되기 시작했다.

맨체스터 출신의 5인조 홀리스는 데이브 클락 파이브보다 지속적인 인기를 누렸다. 66년 미국에 진출한 그들은 Bus stop, Stop Stop Stop등을 히트시켰다. 그래험 내쉬, 알란 클라크, 안토니 힉스 등이 함께 곡을 만들었으며 멜로디와 하모니의 어레인지에 탁월한 능력을 보였다. 가장 뛰어났던 그래험 내쉬가 CSN의 결성을 위해 떠난 69년에도 감동적인 곡 He Ain’t Heavy He’s My Brother를 크게 히트시켰다.

그러나 비트 밴드 중 비틀즈와 비교될 만큼의 실력을 보여준 밴드는 킹크스였다. 물론 상업적으로는 비틀즈와 비교가 안되지만 그들 특유의 강렬한 개성은 63년 결성된 이후 오늘날까지 지속적인 활동을 보여준 현역 최장수 로커로서의 저력이다. 64년 헤비메탈을 연상시킬 정도로 격렬한 기타와 거칠은 보컬을 보인 세번째 싱글 You really got me로 큰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이들이 시도한 음악은 하드한 록앤롤에 그치지 않았다. 상큼한 비트팝, 목가적인 포크록, 오페라틱 록 등 다양한 음악성을 선보였다. 특히 이러한 시도들을 주도면밀하게 이끌어나가는 레이 데이비스의 능력은 돋보이는 것이었다.

특히 포크록적인 성격이 강해져 노래를 읖조리는 스토리텔러로서 두드려졌다. 60년대 후반에 지속된 드라마 풍의 앨범에서 영국 서민의 생활상을 록앤롤로 소탈하게 표현했다. 그들의 음악 속에는 서민적인 요소 뿐만 아니라 풍자적인 요소들이 두드러진다. 66년에 발표한 Delicate follower of fashion에서는 유행에 민감한 영국의 멋쟁이들을 비웃었고 Sunny Afternoon에서는 자본주의와 계급이 대상이었다.

이러한 비평적 정신은 60년대 후반에 발표한 다수의 콘셉트 앨범에서 두드러졌다. 특히 68년에 발표한 The village green preservation society는 이들 최초의 콘셉트 앨범이다. 비틀즈의 영향이 보이는 이 앨범에서 반상류적이면서 목가적인 포크록 성향이 두드러진다. 그와 함께 영국적인 요소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이어 69년에 발표한 Arther or the decline and fall of the British empire도 이러한 비평적인 성격으로 평론가들의 극찬을 받았다.

파이에서 RCA로 옮긴 70년대에 들어서도 그들은 일정 수준 이상의 작품을 보여주었다. RCA 데뷔앨범인 Muswell Hilbillies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머스웰은 레이 데이비스가 성장한 영국 교외의 주택지로 영국 서민의 측면에서 바라본 미국과 록앤롤을 솔직하게 그려내었다. 특히 이 앨범에서는 슬라이드 기타를 많이 사용하여 블루스와 컨추리 등 미국적 전통에 접근하고자 했다. 이은 앨범 Everybody’s in shobeiz에서는 록밴드의 가혹한 흥망성쇠를 노래한 스튜디오 앨범과 더불어 힘이 넘치는 카네기홀라이브를 같이 실은 더블 앨범이다.

이들은 이후에도 아리스타, 폴리그램, 소니 등으로 여러 차례 레코드사를 옮겼다. 인기를 얻지 못한 앨범도 적지 않았으나 오히려 그에 집착하지 않고 자유분방한 공연과 비평정신에 입각한 곡을 통해 꾸준히 활동을 지속해오고 있다.

'음반 > 고전' 카테고리의 다른 글

The Who-폭력과 지성의 아슬아슬한 만남  (0) 2004.10.07
롤링스톤즈-의 화석과 같은 존재  (0) 2004.10.07
영국의 리듬앤블루스  (0) 2004.10.07
블루스-현대대중음악의 뿌리  (0) 2004.10.07
The Beatles  (0) 2004.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