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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기타등등

4play(2002.9, 세종문화회관)

극심한 자금난으로 인해 시행 착오 끝에 포플레이는 3만원짜리로 팻매스니는 옥션에서 6만원짜리로 구입해서 갔습니다. 결과적으로는 두공연 다 안갔으면 많이 후회했을 공연이라는 느낌입니다. 아쉬운 점은 오히려 더 앞자리를 예약했으면 훨씬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 했어요.
제가 이렇게 갈등 내린 이유는 두 밴드 다 그렇게 썩 좋아하는 밴드는 아니라는데에 있었죠. 포플레이는 어쩌다가 알아보니 멤버가 빵뺑해서 테이푸로 사서 들어봤는데 그저 그렇더군요. 록하는 형들처럼 정말 강렬한 느낌도 없고 재즈하는 아저씨처럼 자유분방한 느낌도 없다는...그저 그런 퓨전.
팻매스니는 제가 처음 들었던게 Bright Size Life였던 것 같은데 역시 자코 파토리우스가 참여했다는 예기를 듣고 퓨전과 관계되는 유명한 두 뮤지션의 음악을 동시에 첨 접할 수 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어서였는데...몽환적이라는 사운드라해서...그래, 이런 음악은 자면서 들어야해하면서 들었는데 좀 자다가 일어나보니 역시 몽환적이라는게 비트가 약하고 단무지인 내 체질에는 안마자 뭐 이런 생각을 했더랬죠. 나중에 들은 Offlamp나 뭐 이런 것도 감미롭고 몽환적인 작업용 음악-이런 것도 중요하긴 하지만요..- 이상이라는 생각은 안들었는데...

아무튼 제가 두개 다 보고도 리뷰를 안 올린 이유는 곡 이름을 거의 모르기 때문입니다. 제 머리가 까마귀 머리라 세개이상 넘으면 매치가 안되는데 대체로 아티스트-앨범까지만 외고 곡이름은 기억을 못하겠더라구요..
낼모래 계란한판되면서 그 증세가 더 심해지는 듯. 그래서 올리는 글 커닝 좀 해서 쓸려고...점점 나빠지는 머리에 잔머리만 느는듯. 암튼...

포플레이는 재즈에 기반한 연주음악이 얼마나 강력한 느낌을 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공연입니다. 예전에 황덕호?씨가 KBS1FM에서 진행하는 재즈 프로에 포플레이 같은 건 개인적으로 좋아하지만 록적인 성향이 강해서 1FM에서 틀기는 좀 그렇다는 얘기를 했는데 앨범 상으로는 저에게는 '야개'수준이었던 것 같군요. 그런데...
밥제임스는 상당히 자극적인 건반주자였습니다. 재즈나 아방가르드, 록에서 블루스적인데 까지 다양한 느낌을 전해주었고 그게 감미롭고 뭐 그런 쪽이기 보다는 자극적으로 다가왔습니다. 포플레이의 리더는 밥제임스가 아니었나 싶군요.
래리칼트는 상당히 인상적이었던 스티브 루카서의 공연에서 차분하고 절제된 연주를 들려주었던 것처럼 리듬기타나 밴드의 일원에서 연주할 때는 안튀는 연주를 들려주었지만 솔로로 들어갔을 때는 맛있으면서도 강렬한 솔로를 들려주었습니다.
네이던이스트 역시 좋은 베이스연주및 스캣을 들려주었는데 신보에 있는 감미로운 작업용 발라드를 부르기도 했는데요...들어보니 이거 완전히 베이비페이스 풍의 느끼발라드라 싶었는데 와서 찾아보니 정말 베이비페이스가 참여했더군요. 그너마도 참이 발이 넓다는 생각이...

하지만...가장 탁월하게 다가왔던 뮤지션은 드러머 하비 메이슨이었습니다. 자신의 드럼 솔로가 아닐 때도 마치를 솔로를 연주하는 것 같은 다채로운 드러밍을 보여주었습니다. 드럼 패턴은 역시 재즈에 기반한 것이었지만 드럼톤이라해야되나 스트로크는 록드럼에 가깝지 않나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소리자체가 밴드내에서 뚜렷이 들리는 힘이 있어보였습니다. 브러시의 사용은 거의 없었고...록드러밍의 파워나 비트와 재즈 드러밍의 자유분방한 상상력을 갖춘 탁월한 드러머였습니다. 하비 메이슨의 파워풀한 드러밍으로 밴드의 성격이 이미 결정되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드네요. 4인4색의 연주력과 에너지를 드러내는 재즈록 퓨전.
이런 에너지를 나타내기 위해서 다소 빨간색 조명을 많이 썼던 것 같던데...다소 오바해서 좀 촌스러운 느낌을 많이 준 게 아쉬움이 남는군요.

세종문화회관의 큰 공연자을 가득 메운 관중들도 반응이 상당했고 멤버들도 모두 만족했습니다. 관중들과 나가면서 직접 악수를 나누기도 했구요...기존의 세종문화회관에서 했던 공연의 다소 엄숙한 분위기와는 꽤 달라 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