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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최신작

혹성 탈출



1) 전편에서 No로 재미본 후, 단어 하나하나에 힘을 주어 몇단어로 소통하는 유인원의 말을 통해 각각의 단어에 기호와 같은 의미를 불어넣는데 재미붙였다. 

2) 인간이 세운 바벨탑을 훔친 유인원의 바벨탑이 무너지는 광경.

3) 결국 권위의 문제. 막스 베버 식의 권위.

4) 정치에 대한 은유가 적절히 녹아들어간 근사한 SF. 현재 오바마를 재선시킨 미국 자유주의자의 관점에서 본 대테러전쟁. 미국의 누군가가 잘못했긴 했는데 내가 잘못했다고 하기는 싫고 기본적으로 인간의 또는 미국인이 선함을 믿고 과거의 과오는 없었던 걸로 하고 억울해도 니들이 참아라. 시저의 마지막 대사에서. 힘의 논리와 폭력을 우아하게 포장하는 방법.

5) 시저의 선택은 헛점이 크다. 생존을 위협할 가능성이 아주 높은 대상에게 칼자루를 쥐어주는. 사적인 감정으로 전체의 생존을 위협하는 또 다른 비극의 요소. 이걸 어딜가나 강경파가 문제라는 이들 역시 지가 책임질 생각없는 정치를 가치보다 게임으로보는 정치공학주의자. 결국 보는 이의 관점을 드러내는 리트머스 용지와 같음.

6) 원작부터 이어지는 혹성탈출의 설정의 멋진 점은 유인원과의 설정 변경을 통해 지금 우리에게 '내게 그런 핑계를 대지마 입장바꿔 생각해봐'를 던진다는 점. 앤디 서키스의 시저는 그래서 더 강력하다. 우리 자신이(미국이긴한데) 뽑은 리더의 모습에 감정이입하기 어렵지 않으니.

7) 감상적인 부분이 긴 것이 개인적인 취향과는 아닌데 그 감상의 끝자락에 나온 더 밴드의 the weight가 나오는 장면은 그래도 좋았다.

8) 다음 편이 기대된다는 점에서 충분히 훌륭하다.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Dawn of the Planet of the Apes, US, 2014, 130min)

감독: 맷 리브스

출연: 앤디 서키스, 게리 올드만, 제이슨 클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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