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에 표현된 화면은 의도적으로 꿈꾸듯 날카롭지 않은 흐릿한 화면으로 촬영되었고 때로는 뒤틀려 있지만 모든 장면이 근대회화로 그려져 있다. 파우스트라는 고전과 소쿠로브 4부작의 연장선상의 의미가 동시에 있어 다양한 해석의 여지가 있고 또 각 장면에서 이미지와 의식의 흐름은 창의적으로 흐르기도 한다. 기본적으로는 욕망과 근대성(현재도 그 연장선상이라 볼 수 있는)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것 같다. 영화의 마지막, 나는 4부작에 흐르는 절망에 피투된 긴 회의의 끝에서 뭔가 희망적인게 있지 않을까? 자유의지가 지닌 가능성과 희열. 아무튼, 정말 아름답지만 한시간이 무지하게 길었던 어머니와 아들이나 몰로흐에 비하자면 훨씬 재미난 영화였다.
파우스트(Faust, Russia, 2010, 134min)
감독: 알렉산더 소쿠로프
출연: 한나 쉬굴라, 안톤 모놋 주니어, 게오르그 프리드리히, 요하네스 제일러, 안톤 아다신스키 조엘 커비, 이솔다 디차우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