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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스틸록킹

유투(U2)-20191208, 고척


아일랜드의 지역성에서 시작되어 미국음악에 대한 짝사랑이 브라이언 이노와의 작업으로 만들어진 U2의 개성적인 사운드는 감정적인 록사운드지만 유머나 롤이 결핍한 과하게 매끈하고 인공적이다. 조슈아트리 앨범을 순서대로 연주하는게 가운데 배치되고 그전이 아일랜드 펑크밴드 시절, 그 뒤가 국제적인 밴드가 된 이후의 곡들.
과도한 진지함이 더해지면서 유투에 대한 감정은 386이 김광석에 열광하는 386과 다르지 않다. 그 진정성이 공감이 되기보다 어리석게 악용되고 그걸 초대형 스펙트컬과 결합할 때 그건 그냥 21세기 자본주의의 아이러니다. U2의 정치성은 정말 많은 경우 악마들의 방패막이일 뿐이며 거대한 탈세 의혹은 그 연장선상에 있다. 록킹하고 멋진 사운드를 만들지만 로큰롤의 날것이 결여된 맛이 없다. 스콜세지의 말처럼 어떠한 위험함도 없고 그들이 원하는 로큰롤이 아닌 구세대의 진정성 팔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 있다. 아이리시 펑크밴드 시절의 곡은 작은 밴드를 지향하며 돌출무대에 디스플레이의 도움없이 진행되었지만 그래서 그대로 듣는 재미가 있었고 조슈아 트리는 기대 이상의 스펙터클과 이전에 본 두번의 공연보다 훨씬 사운드가 좋았다. Bullet the Blue Sky와 Exit에서는 쏟아붇는 힘이 있었다. 물어뜯을 공룡의 대표 밴드겠지만 그 스펙터클을 견인하는 드라이브감은 유투 사운드의 필살기다. Mysterious way의 은근한 그루브나 Vertigo나 Elevation 같은 곡의 드라이브감은 압도적이다. 물론 그 드라이브감과 기본적으로 곡의 영감마저 지난 10년간 3장의 앨범에서 날려먹고 사운드의 위력만 거대하게 남았지만
공연 후반은 집중력이 다소 떨어졌고 주변에 양키 커플의 진상짓에 더더욱 그랬지만 Ultra Violet에서 Herstory를 담은 건 그래도 이 팀이 동시대를 따라가려는 노력을 멈추지않는다는 점에서 높게 살만하다.
그런데 거대한 스펙터클과 사운드에 비해 보노는 많이 늙었다. 노련함으로 버티려했지만 일단 이전과 달리 액션이 너무 약해서 작은 체구가 더 작게보였다. 멘트는 더 많아졌고 정치적 메시지를 담으려했지만 다수는 안전한 선택이었다. 백인남자의 이런 안전한 정치적 메시지도 자기 필터링을 거치는 중년남자들이 다수였겠지만. 맘에 안들면 안든데로 좋으면 좋은데로 뭔가 화제가 될 후 밖에 없는 맘모스의 공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