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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최신작

신의 은총으로

<스포트라이트>는 그 해의 영화로 꼽을만큼 좋았기 때문에 '카톨릭의 아동성추행을 고발한다'는 유사한 소재를 다룬 <신의 은총으로>는 기대만큼이나 실망할 수도 있는 소재였다. 137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은 충분한 설득력을 가지고 그 이후의 이야기를 서술하고 엔딩크레딧이 올라갈 때 묵직한 여운이 남아 쉽게 떠나지않는다.
<스포트라이트>가 선정적이지 않고 집요하게 진실을 추구하는 저널리즘의 숨겨진 열정을 다룬다면 <신의 은총으로>는 다양한 계급의 피해자들이 하나들 용기를 내고 연대하고 토론하는 과정에 주목한다. 어쩌면 혁명의 나라 프랑스의 의미있는 전통일 수도 있는. 그런데 재밌는 부분은 가해자나 가해사실을 묻어버린 종교권력도 절대악으로 묘사되지 않는다. 종교나 사회의 권위가 사람들을 보호하는 방식이라 믿기 때문에 그걸 지키기의해 은폐하고 축소하는데 이로 인한 고통의 양상은 다양하고 광범위하다. 어디에나 있는 일이다.
영화를 보는 우리는 신의 이름으로 잘못을 은폐할 때 그를 거부해야한다는 답을 믿고있다. 하지만 영화에서 그 권위에 따른 사회의 질서라는 순기능을 믿는 이들과 각자의 삶의 무게를 보여줄 때 이는 결코 쉬운 결정도 쉬운 행동도 아님을 느끼게한다. 혁명의 나라 프랑스인들에게도.
프랑스 영화가 낳은 과대평가갑으로 여겨졌던 프랑소와 오종이지만 <프란츠>, <두개의 사랑>, <신의 은총으로>라는 각각이 완전히 다르지만 만족스러운 최근작의 필르모그라피를 통해 거장의 문탁에 다다른게 아닐지.

신의 은총으로(By the Grace of God, France, 2019, 137min)
감독: 프랑소와 오종
출연: 멜빌 푸포, 드니 메노셰, 스완 아르라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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