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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스틸록킹

베이루트-20120125, Ax


사실, 공연 전에 설레발에 그닥 설레지 않았다. Beirut의 앨범을 즐겨듣지도 않았고 86년생이 잘해봐야 거기서 거기일 것이고, 집시와 발칸의 사운드에는 고란 브레고비치라는 넘사벽이 있기 때문이다. 밴드의 음악적 소재적 특수성으로 승부하는 그런 밴드처럼 느껴졌었다. 지독한 감기에 공연 직전에도 고민할 정도. 하지만, 공연장에 나올 때의 만족도는 최근 어떤 공연과 비교해도 최고였다. 
뱀파이어 위켄드를 볼 때처럼 베이루트의 아이들은 영민했다. 개성적인 리듬 파트에 브라스, 반도네온, 우클렐레는 있었지만 전기기타로 객석의 분위기를 살리는 방법은 택하지 않았다. 정말 중동스러운 보컬은 오랜 학습의 결과였고 브라스의 장황한 솔로연주로 가기 보다는 각 파트의 앙상블로 귀에 찰지게 달라붙는 '밴드'사운드를 만들어냈다. 빡세게 달리거나 과도한 에너지를 표출하지 않았지만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충분한 쾌감을 느낄 수 있었다. 다소 짧았던 공연 시간 마저도  개식스가 나오는 라스를 위해 간결하게 진행된 미덕이라 느껴질 정도로 깔끔한 공연이었다.

Scenic World/The Shrew/Elephant Gun/Vagabond/Postcards/Esat Harlem/Sunday Smile/Wroclai/Nantes/Akara/Cherbourg/Goshen/After the Curtain/Santa Fe/Penalty/Prostitue/Gula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