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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잡담

밥딜런 D-50


보통 밥딜런이 왜 중요한 뮤지션이냐고 물으면 심오한 가사 때문이라는데 그래놓고 밥딜런 가사는 미국놈도 알아먹기 힘들다고 희희락락거린다. ㅆㅂ 표준 스탠다드 잉글리쉬도 잘 안들리는데 알아먹기 힘든 영어 듣고 좋다고 하는 놈들 잘나기도 하셨수다. 모던 포크를 시작해서 들으라고 한다면 나처럼 록앤롤 포에버 하는 인간들은 안들어도 된다는 얘기?

난 밥딜런이 미국식록을 시작했다고 생각한다. 포크나 컨추리같은 미국 트래디셔널의 나른 방만한 기반에다가 포스가 느껴지는 기타 리프에다가 허술한듯 약한 것 같은 보컬이 주는 들쭉날쭉한 색깔이 들어가면 전형적인 허허실실의 미국록 사운드. 같다붙이면 원맨 포크 기반의 싱어송 라이터와 인디록을 왔다갔다하는 대부분의 뮤지션의 밥딜런의 은혜를 입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고 저항이라고 우기는데 알고보면 대책없이 시니컬하고 지멋대로면서 멋진척하는 로커들의 스타일도 밥딜런으로부터. 졸라 돈 벌어야되는 상품으로서의 록스타의 실제 속에서도 꼴리는데로 해야 더욱 매력적인 록스타가 된다는 록스타의 지침서를 제시한 것 역시 밥딜런. 제임스 브라운이 없었을 때 흑인 중심의 음악의 지금을 생각하기 어렵듯이 밥딜런이 없었을 때 미국 백인록음악은? 그게 상상하기 힘들다면 밥딜런을 훔치고 때린 버즈, 밴드, 데드, 그리고 지미 헨드릭스가 없었다면?

그런데, 아무리 자기 쇄뇌를 해도 처음 듣는 밥딜런은 이해하기 힘들 정도로 별로다. 평론가들의 호들갑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 그런데,수많은 리메이크 곡을 들으면 이 노래가 이렇게 좋았나 싶다. 알고보니 밥딜런이 정말 노래를 못했다고 생각하는 순간에 다시 들어보면 정말 맛깔나게 부르고 있다는 것을 느끼는 순간이 생겨버린다. 그 다음은 .... 밥딜런의 의외성 중 하나는 늙어 처먹으면 록을 못해야되는데 최근 앨범들이 생각보다 훨씬 좋다는 점이다. 셋리스트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최근 앨범의 곡들이 Blonde on Blonde나  Highway 61 Revisited만큼 좋다는 걸 발견하게 된다. 참고 좀 들어봐라는 지침을 주는 것 역시도 밥딜런의 가르침.

그래서 ...
1) 대표 앨범 Highway 61 revisited(Blonde on Blonde가 더 좋은데 조금 길어 참기 힘들다) 들은 다음 별로라고 느낀다.
2) 리메이크를 듣는다. 걍 암낫데어 사운드트랙 들으면 된다.
3) 대표 앨범 다시 듣는다. 잘난척의 동조자로 조금씩 개입하면 된다.
4) 최근 앨범 듣는다.
5) 앨범 다 들어 본다. 그 다음에 밥딜런 안들은 애들 무시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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