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공연/기타등등

밍거스 빅밴드-20120907, LG아트센터



옵옵옵완 뉴욕 스타일. 무채색 위주의 의상이지만 그리고 그렇게 잘생겼다고는 보지 못했지만 정장스러운 캐주얼과 꽃거지의 패션을 오가는 옷차림, 꼬장꼬장함과 인자함이 더해진 백인처럼 생겼거나 로버트 드니로처럼 웃거나 스파이크 리의 영화에 나오는 건달 같거나 한인교포스럽거나 아무튼 다들 모델스럽게 개성적으로 멋졌다. 뉴욕에 대한 상상 그대로. 거기에 음악 성형이 더해질 때, 더할 나위없이 멋졌다. 2/3정도의 흑인과 4명 정도의 백인 그리고 한국인 교포로 보이는 피아니스트가 관악기 위주의 재즈 빅밴드를 구성했다. 찰스 밍거스가 이전에 담당했던 베이스와 더불어 섹스폰 주자가 리더 역할을 했다. 

건달같은 쩍벌남, 남연주 중에 잡담하기, 공연 중에 폰카질(로 트윗하기, 아님 말고.1) 그리고 공연 중에 좀 나가기(아마 똥누러, 아님 말고.2) 그리고 서로 솔로를 하려고 싸우기까지(무슨 프리킥 누가 차는 것 가지고 싸운 인테르나 맨시도 아니고. 아님 말고.3, 심지어 싸운 멤버는 혼자 나와 거리를 어슬렁거렸다는 후문. 아님말고.4). 진지하기보다는 산만해 보이기도 했지만 그것 자체가 음악적이었다. 폰카질 후 빵때려줄 때 늦게 들어가는 것처럼 보였지만 그게 소리의 미묘한 겹을 만들었고 자유로운 분위기는 음악을 자유롭게 했다. 결국, 필요한 순간 서로 간의 호흡과 집중력은 상당했단 얘기. 좋은 타자가 힘을 모으기 전에는 힘을 빼고 들어가듯이. 모든 선수들의 매력을 돋보이게하고 전체의 힘을 이어가는 것도 유기적이었다. 

음악을 풀어가는 방법도 상투적 멜로디나 무조건 빡세게 가는 것을 대신해서 순간순간 창의적이고 장난기 어린 시도들이 있었고 그 자체가 재즈적이었다. 솔로와 전체적으로 힘을 모을 때만큼이나 한 악기만 연주될 때의 공기는 남달랐고 노곤한 발라드 역시 주중의 노곤함을 풀어주는 혈전용해제와 같은 맛이 있었다. 박장대소를 멋드러진 인트로로 담았고 농담을 음악으로 같이 들어갈 때 호흡을 넣는 것 역시도 음악적이고 재즈적이었다. 솔로를 대신해서 바로바로 이어가는 호흡에 변화를 주는 3대의 트럼펫 달리기에 다른 파트가 추임새를 넣어줄 때의 쾌감을 정말 좋았다.

재즈의 모든 즐거움을, 재즈팬이 아닌 사람에게도 충분히 줄 수 있는 시간이었다.


 Line up
트럼펫 – Avishai Cohen, Alexadre Sipiagin, Jeremy Pelt
색소폰 – Wayne Escoffery, Paul Alexander Foster, Abraham Burton, Craig Handy,
Jason Marshall
트럼본 – Robin Eubanks, Andrew Hunter 
튜바 -   Earl Mclntyre 
드럼 – Donald Edwards
베이스 – Boris Kozlov
피아노 – Helen Sung

 

'공연 > 기타등등'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호드리고 레아옹-20121006, LG아트센터  (0) 2012.10.07
조조 메이어 & 너브  (0) 2012.10.02
에미넴-20120818, 잠실보조경기장  (1) 2012.08.20
라디오헤드-20120728  (0) 2012.07.28
마크 코즐렉-20120720, NH아트홀  (0) 2012.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