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최신작

말리



밥 말리는 주변인이었다. 예상 외로 말리란 성은 백인의 성이었다. 자메이카란 모든 것의 주변부인 국가에서 태어났고 백인 아버지와 흑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 밥 말리는 흑인으로부터도 인기 없었고 백인 아버지로부터 인정받지도 못했다. 하지만 주변부에서 시작한 밥 말리의 삶은 당당하게 모든 이에게 손을 내미는 것이었다. 그의 곡 Corner Stone은 바로 그 자신에 대한 다짐이었다. 영화 속 영상의 색상은 레게 음악과 잘 어우러지고 영화는 밥 말리의 인생과 음악을 적절한 템포로 담아낸다. 레게의 독특한 리듬 기타는 이전에 블루스가 했던 것처럼 이야기를 즐겁게 담아내는 방법이었다. 

밥 말리는 대단한 사상가는 아니다. 그의 정치적 행보는 사실 애매하다. 노동자 출신이지만 아무나 친했기 때문에 정치적 노선이 없었다. 그는 노동자 출신이었지만 부자였다. 하지만 마음이 가는데로 노래하고 행동하고 손을 내미는 과정 속에 기적이 일어나기도 했다. 자메이카 최고의 스타가 되고 유럽과 미국인의 호응을 얻고 백인에 더 인기있었지만 결국엔 미국 흑인도 사로 잡았으며 폭력으로 얼룩진 자메이카의 상처를 봉합했으며 독립한 아프리카 인들에게 희망을 심어주기도 했다.

그리고 밥 말리는 참 부지런했다. 즐기지만 부지런하게 곡을 쓰고 공연을 했다. 훌륭한 뮤지션의 공통점이다.




말리(Marley, US, 2012, 144min)

감독: 케빈 맥도널드

출연: 밥 말리, 지기 말리, 지미 클리프


'영화 > 최신작'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른 나라에서  (0) 2012.06.19
프로메테우스  (0) 2012.06.06
내 아내의 모든 것  (0) 2012.05.27
미래는 고양이처럼  (0) 2012.05.23
돈의 맛  (0) 2012.0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