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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최신작

렛 미 인

상당히 잘만든 영화를 리메이크할 때 몇가지 선택이 있을 수 있다. 미국판 렛미인은 기본적으로 스웨덴산 렛미인의 골격을 따르는 것을 선택했고 장면장면을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우선 집중했다. 어느 정도 예상되었지만 그래도 봐야했다. 스칼렛 요한슨을 뛰어넘는 헐리우드 최고의 매력녀? 클로이 모레츠가 나오고 클로버필드의 맷 리브스가 연출했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성공적이다. 클로이 모레츠와 코디 스밋맥피란 따끈따끈한 두 배우의 연기는 만족스럽고 맷 리브스의 개인기는 아는대로 진행되는 장면장면을 빛나는 이미지로 돋보이게 했다. 거기에 더, 미국화 또는 헐리우드화. 보다 친절하게 설명하고 헐리우드 공포물의 장르적 특성이 곳곳에 삽입되었다. 또한, 스웨덴의 차가운 지역적 특성을 대신할 83년 뉴멕시코의 황폐함과 건조함. 유럽식 노동에 대한 고찰을 대신할 레이건 시대 중산층의 붕괴 그리고 미국적 가족주의와 기독교의 신화에 대한 악마적 응답. 맷 리브스는 미국적 장르 영화 감독으로의 재능과 드러냄과 더불어 낭만주의적 소재를 미국적 자유주의와 결부시키고자 한 것처럼 보인다. 스웨덴판을 보지 못한 미국인(또는 미국 평론가)에는 격찬을 하기에 부족없을 것이지만 스웨덴판을 봤다면 어떻게든 감동의 강도는 약해질 수 밖에 없다. 영화에 있어서 참신한 네러티브의 비중 역시 결코 작은게 아니며 스웨덴 렛미인의 미적 가치는 단지 기교로 환산할 수 없는 영역이 있기 때문이다. 만약, 스웨덴판보다 맷리브스가 먼저였다면 어떨까 생각도 든다. 하지만 예술에선 '먼저'라는 것 역시 '창의성'에 중요한 부분이다. 그리고 렛미인 보다 모리씨의 렛 더 라이트 인 잇이 간지나자나.

p.s. 흑발과 금발의 성별이 대서양을 건너면서 바뀌었다. 의도한걸까?

렛미인(Let me in, US/UK, 2010, 116min)
감독: 맷 리브스
출연: 클로이 모레츠, 코디 스밋-맥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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