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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스틸록킹

레드 핫 칠리 페퍼스-20160722, 지산


오사까에서 일필단기로 일본놈들과 슬램을 하던 기억이 있다. (사실 얌전한 일본인께 미안). 아무튼 레드 핫 칠리 페퍼스는 얌전한 일본인도 슬램하게 만든다. 그래서, 레드 핫 칠리 페퍼스하면 일단 놀기 좋은 노는 밴드라는 생각. 장난기와 돌아이기가 항상 있기에 더욱.

그런데, 공연의 시작 인트로에서 드는 생각은 참 좋은 인스트루멘탈 밴드라는 것. 최근 들수록 Give It away의 저돌적인 막놀기와는 멀어지지만 리프와 사운드의 구성이 참 재밌고 잘만든다는 생각. 다이내믹한 무대 액션에 잊게 되지만 레드 핫 칠리 페퍼스는 좋은 라이브, 좋은 록 사운드를 만드는 밴드. 그리고 그들이 계속 지향하는 바는 사운드 자체에서 거장이 되고 싶은 욕심이 적지 않은 밴드라는 점. 최근 앨범의 곡들이 90년대만큼 안좋을 수 있지만 이 밴드는 히트하거나 귀에 들어오는 싱글을 만드는 것보다(이것도 중요하고 이게 제일 중요할 수도 있지만) 탄탄한 리듬의 연주로 장시간 즐거움을 느끼게 하는 라이브 밴드의 최고가 되기를 원하는 것처럼 보였다.

다들 나이 50한참 넘었지만 탄탄히 다듬어진 몸과 그에 비례한 체력과 역동성은 노는 밴드 이상으로 엄청난 노력의 흔적 아닐지. 90년대의 별과 같은 뮤지션들. 90년대가 최고였다는 NME의 주장에 여전히 동의하고 싶지는 않지만 벡과 레드 핫 칠리 페퍼스를 보며 이 정도면 로큰롤 홀오브페임에 가야되지 않을까. 거장의 문턱에 서있는 로큰롤의 장난꾸러기들.


p.s 역시 록은 자본주의 최고의 결과물이라 싶은게.. 실력 대로 평가 받는다. 플리가 제일 잘하니까 플리가 제일 나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