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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스틸록킹

레드벨벳, 레드메어-20180805, 핸드볼경기장


2017년에 레드룸을 볼 때 앞으로 이 거리에서 레드벨벳의 단공을 이 거리에서 보기는 힘들꺼라는 생각은 적중했다. 1년만애 열린 다음 공연은 올림픽홀보다 더 큰 공연장인 핸드볼 경기장에서 열렸다. 그 사이 이 팀에는 많은 일이 있었다. 역사적인 평양공연을 하면서 많은 이야기를 만들었고 미국적인 피카부와 배드보이 그리고 일본시장을 타겟으로힌 쿠키자를 내놓았다. 소녀시대와 에프엑스의 다음이 사실 상 불투명하고 샤이니 역시 독보적인 아티스트, 종현이 더 이상 이 세상엔 없다. 이 팀에 대한 기대치는 이제 음악적으로 대중적으로 SM의 대표그룹이다.
그런데, 샤이니나 에프엑스가 그랬던 것처럼 아이돌의 정체성 안에 실험과 음악적 수준을 유지하는 지향성은 사실 이팀의 포지션이 정말 대중적이기보다 다수의 열성팬이 중요한 팀이기도 하다. 여성그룹이지만 트와이스와 달리 여성팬들이 더 많고 이 팀의 가사와 세련된 사운드는 여성들의 워나비다. 남성팬이 없기에는 너무 아름답고 (나처럼) 음악으로 잘난척하기에도 좋은 사운드의 수준이 있다. 아이돌이고 십대이십대의 팬이 많지만 예리를 빼면 20대 중후반의 나이는 아티스트나 엔터테이너로 성장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때다. 82년생 김지영을 읽었다는 이유로 논란에 된 어처구니없는 일에서 보듯이 당당하고 멋있는 페미니스트로서의 기대치도 있다. 그런데 이런 기대치를 만족하는게 쉬운 일일까.
이번 공연은 그런 고민이 담겨져있다. 슬기가 말한 것처럼 '성장'에 대한 고민. 1년 전 첫 단독공연은 10대 예리의 방이라는 컨셉으로 소녀의 꿈으로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로 뭔가 집약할 수 있었지만 이번엔 놀이공원이란 공간과 고장난 로봇으로 환타지가 주제였다. 러룰에서 쎈 여성과 피카부의 공포환타지에다 지난 번 공연의 히트작 'Zoo'를 확대해서 무대를 꾸몄고 퍼레이드를 테마로 꾸미기도 했다. 강한 페미니스트를 기대한다면 맘에 안드는 부분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레벨이 마돈나나 슬리터키니처럼 되는데 풀배팅할 이유는 아직 없다.
슬기의 희망처럼 레드벨벳의 성장을 믿는다. 짧은 시간에 노력과 정성이 담긴 무대와 첫 노래를 이어 부르고 땀범벅이 된 슬기와 아이린에서 보듯이(그 모습이 또 멋졌다) 성실한 아이돌은 술퍼먹고 개판치고 자기 음악한다 우기는 자의식가득한 뮤지션처럼 돈을 쓰는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는다.

셋리스트
VCR
러시안룰렛
파워업
쿠키자
두번째 데이트
Mosquito


VCR
MR.E
Zoo
행복
Hit That Drum

VCR
럭키걸
배드 드라큘라
All right
블루레몬에이드
About love
달빛소리

VCR
배드보이
피카부
덤덤

빨간맛
루키
사탕 떼창이벤트
Ice cream cake

Day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