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간만에 보는 정말 선한 의도의 청춘 영화. 이성 간의 텐션은 선을 넘지 않고 취준생과 운동 선수라는 각자의 자리에서 서로에게 위안이 되는 쪽이며 퀴어에 관한 입장이나 언론사 해직같은 것에 대한 관점도 선함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앵커지망생인 현지가 우람에게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이성적인게 아니라 자기가 보도할 뉴스를 이해하면서 사람에 공감하는 과정이다. 오히려 이성적 관계의 편견을 보면 비약으로 느낄 수 있으나 극의 흐룸을 관찰하면 선한 사람 간의 자연스러운 전개다.
그리고 악역이 없다. 세상의 무게가 오히려 악역. 아이린은 팬들이 아는 배주현 그대로 언니미 누나미 뿜뿜하면서 신승호를 응원하고 신승호는 덩치 크지만 귀여운 구석있는 역할에 충실하다.
취준생과 운동선수라는 진로에 고민있는 요즘 20대를 담담하고 선하게 담았다. 윤여정이 말한 사회학과 영화가 아니고 블록버스터나 로맨스물이 아니라 오히려 담백하거나 심심할 수 있지만 각각의 배우들이 매력적이다. 배주현은 아니운싱에 자리잡는 과정에서 발성의 톤을 조절하고 나머지 연기는 배주현 발성 그대로. 메쏘드에 환장한 이가 아니라면 연기로 흠잡을 때가 별로 없다. 배주현의 응원은 배주현 자신에게 해당되고 신승호는 오랜 운동선수를 그만두고 연기를 시작했다는 점에서 두 배우의 현재와 싱크로율이 높다. 영화 내용처럼 영화를 다소 늦지만 처음 시작한 두 배우와 선한 영화를 지향하는 백승환 감독의 다음을 응원한다.
더블 패티(Double Patty, Korea, 2020, 107min)
감독: 백승환
출연: 신승호, 배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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