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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잡담

뉴진스 롤라팔루자


음악이 좋거나 멤버들이 매력적인 것도 있지만, 이는 분명히 전략의 승리다. Get Up 의 대성공이 상상만하고 하고 싶은데 해도 될까 했던 것을 해버려서 거둔 성공인 줄 알았는데 그것 뿐이 아니었다.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해 해야만 하는 것과 하면 안되는 것을 명확히 알고 있고 그룹이 잘하는 것을 명확히 부각시킬 줄 안다. 주요 K-Pop 그룹의 콘서트를 봤을 때, 북미 시장 에 아이덴티티를 맞춘 그룹이 있고, 잘할 줄 아는 것에 포커싱하는 그룹이 있고 섞 었는데 어중간하다는 느낌이 드는 그룹이 있었다.
하고 싶은 것을 해버려서 성공의 결과를 확인한(빌보드 앨범 차트 1위에 3곡이 top 100에 동시 진입한)주에 북미의 핫샷 데뷔 무대를 딱 적절하게 롤라팔루자에서 가졌다. 튜어 커리어가 중요한 북미 시장 에서 과도한 욕심을 부리지도 않았지만 디스코그라피의 전곡을 소개하고도 남는 시간인 50분을 할당받았고 낯시간이지만 가득채운 관객으로 오히려 더 효과적이었다.
페스티벌의 꼰대들은 연차가 되지 않는 그룹이 자신의 그룹보다 좋은 타임슬롯을 차지하면 온갖 시비를 다거는데, 이런 시비거리 자체를 주지도 이전의 전략으로 지명도와 기대치가 잔뜩 올라간 상황에서 사람들을 hungry하게 하고 궁금하게 하고 이 상황해서 정확하게 정밀타격한 공연.
데드와 보스의 나라에서 드럼과 라이브셋 이 없는 야외공연은 성공하기 힘든데, 이 전 곡들을 중심으로 라이브셋을 적절하게 선보이면서 이런 딴지를 역시 차단했고 밴 드셋과 안맞지만 다른 볼꺼리나 화제가 많 은 Get Up의 곡은 밴드를 내리고 진행했다. 그리고 그걸 정주행이라는 정공법으로. 물론, 12분짜리 앨범은 핑크 플로이드의 The Wall이 아니니까 충분히 가능했다. 50분이라는 꽤 긴시간이기에 적지않게 버니봉을 들고 참석한 팬들과 충분히 교감할 시간도 있었고. 놀랄 정도로 영리하거나 영악함으로 북미를 정복한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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