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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기타등등

나윤선-20110323, LG아트센터


일본 지진의 여파로 베이스가 조인하지 못했기에, 기타와 어코디언이라는 심플한 편성. 그럼에도 큰 편성이 굳이 필요없었던 것은 나윤선의 목소리 자체가 오케스트라 이상이었기 때문이었다. 왼쪽에만 보조개가 들어가는 천사같은 웃음, 천사같은 마음 하지만 악마같은 마성의 목소리. 마이클잭슨 블랙오아화이트의 계속적으로 바뀌는 얼굴처럼 수초마다 반복적으로 다른 자아의 목소리가 본시리즈의 컷처럼 편집되며 완전히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낸다. 흑인적이지도 않으면서 유럽적인 듯 하지만 이제 기존의 어떤 음악이 아니라 나윤선만의 음악을 만들어낸다. 나는 가수다가 아니라 나윤선은 가수고 음악이고 하나의 세상이다. 나윤선에게 겸손은 강한 자신감의 표현이기도 하다. 어코디언 연주자를 가르쳐 '천재라고 했죠'라는 말을 들었을 때, 어코디언 주자를 지칭한 얘기였지만 관객들은 나윤선에 관한 얘기라 다들 느꼈을 것이다. 나윤선, 지금 한국의 음악. 물론, 그렇게 말하기는 한국에 국한되지 않는 음악을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