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로 실망스러운 한국 영화의 연속이었지만 윤종빈의 신작은 꽤 괜찮다. 알탕영화지만 마초적 스펙터클이 없고 꾼들의 솜씨를 과장해서 리듬감을 가져가기보다는 의심받는 자와 의심하는 자 사이의 절제된 연기 밀도로 서스펜스를 유발한다. 흑금성이란 실화 소재도 동시대에 맞춰 이 시대 리버럴이 던질 수 있는 효과적인 화두를 던지며 이는 강철비의 소재보다 더 대담하다. 물론, 이전 홍콩물보다 더 찐득한 정서는 흥행공식으로 빼먹진 않았지만.
공작(the Spy gone north, Korea, 2018, 137min)
감독: 윤종빈
출연: 황정민, 이성민, 조진웅, 주진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