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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고전

커미트먼트



아일랜드라는 지역의 질감과 사람들의 개성이 살갗에 와닿는다. 하나같이 정말 지저분하고 밉상이고 못생겼는데 그게 어디서 본 것 같고 굳이 남의 이야기 같지 않다. 또한, 작은 클럽에서 대형 소울밴드가 공연을 할 때의 그 공기 역시 정확하게 잡힌다. 그리고 밴드 내에서 합주하고 공연하고 백스테이지에서 싸우고 펍에서 떠드는 그런 공기의 회를 뜬다. 유럽의 흑인, 아일랜드가 하는 소울이 어떨지 커미트먼트가 결성되어 연주하는 순간, 감이 온다. 이 영화는 소리와 영상의 질감이란 측면에서 탁월하다. 음악 영화기 때문에 무수히 많은 음악과 음악에 관한 얘기가 나오지만 그럼에도 밴드가 결성되어서 성공의 가능성을 예감하지만(많은 경우는 그것마저도 설레발이지만) 그렇게 되지 못한 사람들의 이야기의 드라마와 각각의 캐릭터가 찰지게 진행된다. 밴드에서는 특히 대형 밴드에서는 잘하는 멤버가 있는데 여기서도 4명 정도가 눈에 띈다. LSD(리드 싱어 디지즈)에 걸린 리드 보컬, 코러스 간의 갈등, 괴짜나 다혈질 드러머, 말많은 매니저, 허풍이 심한 것 같은 노장 브라스, 존재감없는 기타 등등. 드라마 자체가 좋지만 음악과의 합이 내는 효과 역시 절대적이다. 영화적으로 음악영화적으로 모두 걸작의 반열에 올려놓을만 하다. 앨런 파커는 왜 요즘 영화 안찍을까? 

p.s. 91년 영화에 글렌 한사드가 나온다. 소울 밴드에서 큰 존재감없는 기타리스트로. 한참 전인데 글렌 한사드가 70년생이니 그럴만도.


p.s.2 20년이 지난 2010년, 글렌한사드는 꽤 유명하게 되었을 때 이 밴드는 리유니언 투어를 돌았다. 지저분하고 왕재수의 아일랜드인들은 한국인, 특히 꼴빠와 닮았다. 우리가 남이가. http://www.kdamo.com/blog/2010/10/06/the-commitments-reunion-tour-announcement/


커미트먼트(The commitments, Island/UK/US, 1991, 116min)

감독: 앨런 파커

출연: 로버트 아킨스, 조니 머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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